독일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93) 박사가 "민족주의(nationalism)의 새로운 물결이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서 "이는 인류의 후퇴"라고 말했다.

4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몰트만 박사는 최근 스위스에 위치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산하 보세이 에큐메니칼 연구원(Ecumenical Institute at Bossey)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인류애는 민족주의를 앞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몰트만 박사는 "어린 시절, 극단적인 민족주의, 애국주의, 나치의 독재 아래에서 살았다"면서 "1933년 독일의 히틀러가 권력을 잡았을 때, 난 7살이었다. 당시 가족들은 히틀러를 반대하는 사회주의자와 히틀러를 찬성하는 나치주의자로 나뉘었다"고 말했다.

어린 소년으로서 그는 히틀러 유스(Hitler Youth)의 군대식 문화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애국자였기 때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1937년, 그의 아버지는 나치당에 가입하지 않으면, 교사로서 직업을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나치당에 가입했다. 그후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자원 입대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치주의에 대해선 내적인 의문을 갖고 있었다고.

몰트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버지는 '히틀러가 절대 이 전쟁을 이겨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조국을 지켜야했다. 그는 이 갈등을 풀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1946년 프랑스군 포로수용소에서 돌아오셨다"고 말했다. 

전쟁이 끝나기 전, 몰트만 박사는 16살 학생의 신분으로 독일군에 징집됐다. 그리고 영국군 포로수용소에서 3년을 보내게 됐다. 전쟁이 끝난 후 1948년, 그는 아우슈비츠와 나치 친위대가 독일 병사를 살해한 것에 실망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그 때부터 독재에는 조국도 없다고 확신하게 됐다. 독일을 향한 나의 사랑은 헌법상의 애국심"이라고 말했다.

몰트만 박사는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이 이같은 민족주의적 개념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드러나고 있으며, 어느 한 국가의 종교가 될 수 없다"면서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 땅의 모든 종족을 품어야 한다. 한 부족이나 백인 또는 서양의 종교가 이니라 모든 인류의 교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