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설, 이단적 가르침 노출되기 쉬운 취약점 많아
이단 '신인합일' 교리, 육체 죽지 않는다고 주장해
종말에는 이분설 혹은 삼분설의 구분이 무의미해
사람은 육체와 생기가 온전히 하나의 통일체 이뤄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무엇으로 구성된 존재인가? 흔히 교회에서 많이 들은 바, 사람은 영, 혼, 육의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이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구절은 다음과 같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너희의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때에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살전 5:23)".
하지만 성경은 인간의 구성 요소를 언급할 때, 대부분 영혼과 육체의 이분설을 지지한다.
언뜻 보기에 영과 혼이 구별되는 것 같지만, 성경을 면밀히 살펴보면 영과 혼을 구별했다기보다는 서로 교환 가능한 동일한 실체를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구약에서 영(spirit)은 '루아흐', 혼(soul)은 '네페쉬'를, 신약에서 영은 '프뉴마'를, 혼은 '프쉬케'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예수께서 "지금 내 마음(프쉬케)이 민망하다(요 12:27)"고 말씀하신지 얼마 뒤, '심령(프뉴마)'이 괴로우셨다(13:21)고 하셨다.
마리아의 찬송시에도 "내 영혼(프쉬케)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프뉴마)이 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을 고백한다(눅 1:46-47). 이는 영과 혼이 교환 가능한 동일한 실제를 나타내는 용어임을 보여준다.
또 영과 혼을 합쳐 '영혼'으로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헬라어로 프쉬케이다. "몸은 죽여도 영혼(프쉬케)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 말고 오직 몸과 영혼(프쉬케)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마 10:28)". 여기서 프쉬케는 비물질적인 부분 전체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서두에 말한 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의 '영과 혼과 몸'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는 존재적 구분에서 영, 혼, 몸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전 존재를 표현하는 성경의 수사방법이다.
이와 유사한 것이 다음의 구절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 4:12)".
여기도 영과 혼을 구별한다. 그러나 사람의 존재를 관절, 골수, 마음으로 더 세분화하며 나아간다. 이는 사람을 이루는 각각의 구성요소라기보다, 전 존재를 지칭하는 수사법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라(눅 12:30)"는, 인간의 전 존재를 마음과 목숨과 힘으로 구분한 것이 아니라, 전 존재를 다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바이블 백신 전 2권. |
우리가 이분설을 붙들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삼분설은 이단적 가르침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을 영·혼·육으로 나누면 육은 죄를 짓기에 죄가 머무르는 곳이 되고, 혼은 육에 의해 영향받는 연약한 곳이 되며, 영은 하나님의 능력을 받고 성령의 능력을 받는 특별한 기관이 된다.
더 나아가 영에는 하나님의 영이 거하기에 죄를 짓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죄를 짓는 것은 육체로 짓기에 죄는 우리 육체에 거한다는 것이다.
삼분론을 주장했던 대표적인 사람 중 하나인 위트니스 리에 따르면, '하나님의 체현이신 그리스도는 우리 영 안에 있고, 사탄의 체현인 죄는 우리 육신 안에 있다(위트니스 리, <세 부분으로 된 사람의 생명이 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73쪽)'.
주님은 우리의 영을 그분의 거처로 삼으셨고, 사탄은 우리의 육체에 그의 거처를 삼았다(위트니스 리, <왕국>, 228쪽).
이와 유사한 주장이 이미 주후 4세기 경 초대 교부 '아폴리나리스'에 의해 제시된 바 있다. 아폴리나리스는 예수는 육신과 혼만 있었고, 그의 영의 자리는 하나님의 로고스가 채워 신성한 존재가 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그의 주장은 주후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오늘날 이와 유사한 주장이 여러 이단 단체가 주장하는 '신인합일' 교리로 나타난다. 신인합일은 종말에 하늘의 순교자의 영이 이단 단체의 성도들에게 임하여 하나가 되면, 육체가 영원히 죽지 않고 하늘의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순교자의 영이 자신에게 임하면 신도 자신의 영혼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해 한다.
종말에는 이분설 혹은 삼분설의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왜냐하면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는 최종완성 때는 성도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같이 몸의 부활을 경험하여, 영혼과 부활의 몸이 온전한 통일체를 이루며 살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태초에 하나님이 흙으로 만드신 육체에 하나님의 생기를 부어 생령이 된 것과 같다.
사람은 육체도 아니고, 생기만도 아니다. 육체와 생기가 온전히 하나의 통일체를 이루고 있기에 사람인 것이다. 종말에 사람은 태초 아담의 모습보다 더욱 영광스럽고 영원한 통전적 존재로 설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금 죽음을 경험하는 성도는 최종적인 완성을 내다보는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중간 시기를 거치고 있지만, 종말에 성도는 성령의 능력으로 죽을 몸이 살아나 영혼과 함께 온전한 통전적 인간을 구현하게 될 것이다(롬 8:11, 참조 계 20:13).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한국교회 리더십코칭센터 원장
명성교회 교육전도사, 천안중앙교회 청년목사, 동안교회 청년부 디렉터
저서 <바이블 백신>, <키워드로 풀어가는 청년사역>, <청년리더사역 핵심파일>, <내 인생에 비전이 보인다>, <평신도를 위한 쉬운 로마서>, <평신도를 위한 쉬운 창세기(전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