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인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로라도주는 물론이고 미국 최악의 총기 사고로 꼽히는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참사가 일어났던 지역 인근 학교에서 지난 7일 총기 난사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해 학생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바로 용의자가 학생 두 명이라는 점, 그리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증오를 가진 용의자에 의한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는 점이었다. 콜롬바인 총기난사 20주년을 추모하던 지역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에 빠졌다.

20년 전 당시의 악몽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하는 유사 총격 사건인 이번 사건은 특히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LGBT)를 혐오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두 10대 청소년에 의해 일어났다. 이 중 한 명은 노골적 반기독교주의자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였다. 이들은 급우들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하일랜즈랜치의 에릭슨 가족 주택을 수색, 흰색 혼다차를 견인했는데, 차량 보닛에는 사탄주의의 상징인 오각성(五角星)과 숫자 '666'이 그려져 있었고, 조수석 문에는 락카로 휘갈겨 쓴 사회를 욕하는 문구(F*** SOCIETY)가 적혀 있었다.

유일한 사망자인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있던 12학년생 켄드릭 카스티요(18)가 총을 쏘는 총격범에 달려드는 살신성인을 감행, 다른 학생들이 재빨리 몸을 피하면서 사망자가 1명에 그친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미국 사회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혐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이번 일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낙태 단체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의 샌프란시스코 클리닉 건물 밖에서 평화롭게 1인 시위를 하던 85세 노인을 한 청년이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자전거로 노인을 덮쳐 넘어뜨린 뒤 발로 차며 폭행했다.

지난 4월 2일에는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시위 중이던 낙태 반대 운동가가 낙태 찬성 운동가인 한 여성의 주먹에 얻어 맞는 사건도 있었다. 토론토에서도 낙태 반대 시위 도중 폭행 사건이 발생했고, UC 버클리에서는 학내에서 테이블을 설치하고 회원들을 모집 중이던 보수 기독 단체 회원이 두 명에 의해 테이블 등이 파괴되고 주먹에 얼굴을 수 차례 가격 당하는 일도 있었다.

미국의 유명 크리스천 블로거인 존 웨슬리 레이드는 지난 13일 크리스천포스트 기고문에서 "기독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을 혐오한다는 거짓말이 LGBT 친성소수자 2명에 의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켰다"며, 이런 잘못된 생각이 미국 사회에 확산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현대 미국 문화는 '동의하지 않음'을 '증오'로 동일시하는 위험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증오와 편협이라는 말은 자신의 팩트나 논리가 밀릴 때 사용하는 도구가 되었다.

당신이 누군가의 세계관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혐오와 편견에 가득한 사람이 된다.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를 만들고, 이 잘못된 이야기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로 이어진다. 이것은 아주 폭력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하이렌즈 랜치에서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을 LGBT 친성소수자라고 밝힌 데번 에릭슨(18)과 마야 엘리자벳 맥킨니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스쿨 학생들을 상대로 총기 난사를 했으며, 기독교인들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나타냈다.

에릭슨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와 있었다. 2014년 5월에 올린 글로,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내가 혐오하는 게 뭔줄 알아?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모든 기독교인들이야. 성경에, 신명기서 17장 12-13절에, 제사장이 하라고 명한 것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죽을 것이라고 하고 있어. 성경에는 이런 미친 내용들이 가득해. 그들은 동성애자들을 역겨워한다."

이 글에는 에릭슨의 성경에 대한 무지가 있지만, 우리가 이해해야 할 현대 문화의 두 가지 결함을 볼 수 있다.

1. 기독교인들은 성소수자들을 혐오하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은 이 세상의 죄를 혐오한다. 그것은 불신자들은 물론이고 기독교인들에게도 상처를 준다. 하지만 죄를 향한 혐오는 죄인들을 향한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죄로부터의 자유를 체험하게 해주고픈 갈망을 일으킨다. LGBT 라이프 스타일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증오와 동일하지 않다. 오히려 사랑에 비유되는 것이다.

2. 기독교인들은 성소수자들을 역겨워하지 않는다.

에릭슨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들을 역겨워한다고 실제로 믿었지만, 그렇지 않다. 기독교인들은 성소수자들은 우리 자신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과 동일하게 바라본다. 회개하는 심령으로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해질 깨진 그릇.

하지만 왜 에릭슨과 맥킨니는 증오를 느꼈을까? 그들이 교회가 보여주는 증오를 실제로 보았기 때문일까? (잘못된 생각이 증오를 낳았고, 평범한 청소년이 총기난사범이 되는 비극을 초래했다.)

기독교인들과 보수 인사들은 계속해서 결혼에 대한 자신의 성경적 입장(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일부일처제)에 충실하다는 이유로 혐오주의자로 묘사되고 있다. 좌파 미디어와 좌파 기독교인들은 보수주의자들을 편견주의자와 사랑 없는 냉혈한으로 낙인 찍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성소수자들을 혐오한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하나님에 복종하는 삶을 사는데, 성경은 하나님을 본질적으로 사랑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희생적인 사랑은 켄드릭 카스티요(유일한 STEM 스쿨 총기 희생자)와 브렌던 비알리(Brendan Bialy, 총기 난사 학생들에게 달려 들어 총기 피해를 줄인 학생으로 카스티요의 오랜 친구다)이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게 했다. (이들은 총격에 놀라 도망가는 대신 희생자들을 줄이기 위해 총격범들에게 달려들었다.)

총격범들을 저지하다 사망한 총기난사의 유일한 희생자인 켄드릭 카스티요(위)와 총격범 저지에 함께 나섰던 친구 브렌던 베일리(아래)
총격범들을 저지하다 사망한 총기난사의 유일한 희생자인 켄드릭 카스티요(위)와 총격범 저지에 함께 나섰던 친구 브렌던 베일리(아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세상에 있는 죄를 향한 증오가 사람들을 향한 증오가 아니다. 예수님도 죄를 증오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갈라놓는 것이 죄다. 하지만 그분은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그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주셨다. 예수님은 우리보다 죄를 더 증오하시지만, 그분의 사랑은 우리보다 더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