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철학적 원리는 '사람 중심'
김정일, '지도와 대중의 결합' 강조
수령 유일지배체제 구축으로 귀결
지하교회, 주요 세력 발전할 가능성
한신대학교(총장 연규홍)가 9일 오후 서울 신학대학원 장공기념관 컨벤션홀에서 목요강좌를 개최했다. 강사로 김흥수 교수(목원대 명예, 한국교회사)가 나섰다.
김 교수는 '해방 이후 북한교회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북한의 주체사상과 기독교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주체사상은 1982년 김정일의 이름으로 발표된 '주체사상에 대하여'에서 철학적·사회역사적 원리, 그리고 혁명과 건설의 지도적 원칙으로 체계화 됐다.
김 교수는 "그 철학적 원리는 사람 중심으로,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사회역사 원리는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대중이며,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도 인민대중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일은 '주체사상에 대하여'에서 인민대중이 역사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역할을 다하자면 반드시 '지도와 대중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지도와 대중의 결합은 인민대중에 대한 당과 수령의 영도문제로 직결되고, 수령의 절대적인 유일지배체제의 구축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수령중심주의가 지속된다면 기독교의 자유로운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제 말기 신사참배를 강요받은 한국 기독교가 그랬듯이, 북한 기독교는 국가종교를 넘어서서 결국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배교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그리스도교의 역량과 자율성을 보아서는 수령중심주의의 거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지하교회에 대해서는 "지하교회에 관여하고 있는 선교단체들은 대체로 지하교회 신자 수를 15~3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건전하게 성장할 경우 (북한) 공인교회에 대해 교회의 국가종속과 그로 인한 배교를 경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 점에서 지하교회는 북한 기독교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장차 북한 기독교의 주요 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