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과 삶의 터전을 빼앗아간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최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유대인들에게 상처를 입은 아랍 청년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이들을 용서하게 된 사연을 보도했다.
샤벨 다카(Shabel Darkwar)는 유대인들을 미워하고 복수의 때를 기다려왔다. 10대였을 때에는 친구들과 또래 유대인 소년들을 놀렸다. 그들의 수염을 잘라 모욕을 주기로 하고, 그들의 기도문을 없앤다든가 그들이 사용하는 모자를 던지기도 했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어서 자신과 가족들이 받았던 고통을 그들도 느끼길 원했다.
그가 유대인들을 미워하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샤벨의 조부모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인 비림 마을에 살았다. 지난 1948년 10월 비림은 하가나(유대인 민병대)에 의해 포위됐다. 며칠 뒤 모든 마을 사람들이 축출되고 군사작전이 수행됐다.
비림 마을 주민들은 이스라엘 내에서 거처를 잃고 떠돌게 되었다. 샤벨의 부모는 고향에서 몇 km 떨어진 하이파란 곳으로 이동했고, 비림은 마을 대신 국립공원이 되었다.
샤벨은 멜카이트 그리스 가톨릭교회 출신이다. 많은 다른 기독교인들과 같이 주일이나 결혼식, 장례식이 열릴 때만 교회에 나갔다. 무함마드가 무슬림들의 선지자이고 유대인들에게는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듯 예수님은 단순히 기독교의 하나님이었다. 샤벨은 기독교인 아랍공동체와 연결돼 있었으나 되도록 유대인들과 엮이는 상황은 피했다.
그러다 데이빗이라는 미국인을 만났다. 데이빗은 그를 집으로 초청했고 점차 삶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는 온유한 성품의 데이빗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데이빗은 그의 친형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데이빗은 그에게 조금씩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삶을 소개했다. 그러나 데이빗이 그를 교인들의 모임에 초대했을 때, 이스라엘 깃발과 메노라(7개로 나뉜 촛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크게 당황해서 도망을 갔으나 데이빗이 그를 따라와 조용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이에 사벨은 "난 유대인들을 미워해. 그들을 정말 좋아하지 않아"라고 답했다. 그러나 데이빗은 "샤벨, 난 유대인이야. 예수님 역시 유대인이셨어"라고 말해주었다. 샤벨에게 의심이 들어왔고 그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 마음 속에서 당신이 제하길 원하는 것들을 가져가세요." 그러자 고통, 분노, 미움이 떠나고 샤벨의 마음은 평안과 사랑으로 채워졌다. 그는 폭력의 악순환에서 나와 해결책의 일부를 얻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상실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가 데이빗의 초대로 함께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면서 이러한 상처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상처를 인지하고 고통을 다시 직면하면서 용서의 길이 시작되었다. 이같은 고통은 과거의 아픔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이다.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는 일은 분노와 복수의 열망으로 이어지거나 치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샤벨은 치유를 선택했고 데이빗과 관계성 안에서 그가 압제자로 낙인을 찍었던 이들 역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이들을 용서하기로 하고, 실제적인 행동을 통해 용서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샤벨은 하이파의 마약 치료 및 재활센터에서 데이빗을 비롯한 다른 유대인, 아랍인들과 동역하고 있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난민 사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화해와 용서의 여정을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