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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

안재경 | 곰도와니 그림 | 세움북스 | 186쪽 | 10,000원

안재경 목사의 '예배'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예배학과 역사에 치중하기보다, 예배 자체에 관련된 질문으로 엮었다. 곰도와니의 그림은 딱딱할 뻔한 내용을 흥미롭게 한다. 또한 핵심을 파악해 짚어준다.

우리는 이 책이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예장 고신 교단의 입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단마다 예배의 개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책은 1부 주일과 예배, 2부 기도와 찬송, 3부 헌금과 성례, 4부 예식, 5부 절기와 교회력 등 모두 5부로 되어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을 몇 가지만 언급해 보자. 설교자의 복장에 대해서는 '그런 사소한 것(23쪽)'으로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러한 입장은 종교개혁 이후 영국 청교도의 퓨리턴 개혁 운동에 기원을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개신교는 의전이 아닌 말씀을 강조하기 때문에, 설교자의 복장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불필요하게 주의를 끌 필요는 없다.

헌금과 성례의 부분에서도 저자는 정통 개혁주의 입장을 취한다. 먼저 헌금 없는 주일에 대해, 저자는 옳지 않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저자는 헌금의 문제를 사회적 구제와 복지의 문제까지 확장시킨다. 그는 유럽 교회 안에 존재하는 '집사회'를 예로 들어, 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한다.

"신자는 개인적으로는 이웃을 돌아보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회가 공적인 구제를 감당하기 위해 예배 시에 헌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83쪽)."

필자는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저자는 십일조를 언급하면서도, 기존의 십일조 이해를 넘어 교회 유지와 교역자 보수를 위해 필요하며, 주일 헌금도 필요에 의해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교회는 십일조 논쟁으로 뜨겁다. 하지만 십일조를 '하라', '하지 말라'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십일조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십일조 없이 십일조 정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십일조를 단순히 드렸다 해서 그것이 온전한 십일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헌금의 문제를 교회에서 사회적 공공성으로 확장해 나간다. 짧고 간결함에도 강렬하다.  

예식으로 넘어가면, 흥미롭지만 실용적 조언들이 가득하다. 필자도 개혁주의를 따르지만, 결혼식만큼은 교회에서 예배 형식을 취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종교개혁 이후 교회 예식은 성찬과 세례로 한정된다. 저자도 이러한 부분에 안타까워한다.

"당회가 혼인식에 관여해야 합니다. 혼인 당사자는 당회 앞에 나와서 혼인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고 그 준비와 혼인식에 대해 상의해야 합니다. ... 혼인은 하나님 앞에서 신자들이 하나가 되는 거룩한 예식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름답게, 그리고 단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125쪽)."

가정 공동체가 무너지고 교회가 세속화되면서, 기독교인들의 결혼도 무너지고 있다. 교회 안에서 예식이 힘들어지는 것은 교회라는 특수성뿐 아니라, 편리한 결혼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결혼식은 교회에서 검소하고 단아하게 예배 중심으로 치러져야 한다. 단 한 번도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보지 않고 목회자가 주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목회자가 주례를 서야 한다면, 결혼 전부터 영적 지도를 하는 것이 맞다.

임직식 안수에서 장로가 안수해도 될까? 저자는 칼빈의 주장에 의해 부정하는 쪽이다. 그러나 초대교회에서 안수는 장로들이 했다. 그러나 디모데가 안수를 받았다는 '장로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초대교회의 장로는 지금의 장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일반 장로가 장로와 안수집사 임직에 안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믿는다. 교회 임직의 문제를 소명의 관점에서 본다면, 공동체의 수장들인 일반 장로가 후배를 안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장 통합 교단처럼 일반 장로가 목회자 후보생에게 안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것은 교단마다 다르니, 교단의 헌법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장립의 정신이다. 장립은 '그리스도의 멍에(129쪽)'를 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안수는 아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주일날 임직식은 문제 없을까? 필자의 생각도 그렇고, 저자도 찬성하는 쪽이다. 왜냐하면 임직식은 직분자를 선출하고 교회가 환영하는 예식이다. 또한 임직식은 '교회의 잔치(133쪽)'이다.

"임직식은 행사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임직식은 교회 직분을 공적으로 받는 예식입니다(132쪽)."

예장 고신 교단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주일 임직식 거행을 금지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판단은 임직식을 예식이 아닌 하나의 행사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임직식은 화려하고 거창하고 복잡하다. 노회의 어르신(?)들을 부르고 수많은 목사님의 축복도 이어진다.

이러한 임직식은 교정될 필요가 있다. 임직식은 타교회가 아닌 자기 교회의 임직이다. 임직자는 본 교회 안에서 임직을 받는 것이다. 만약 그가 타교회로 옮기면 호칭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으나 임직은 해제된다.

이 외에도 많은 예배 관련 교훈들을 들을 수 있다. 교회는 오래 다녔지만 예배와 예식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교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목회자 후보생들도 1. 2권을 함께 읽는다면 공부도 되고, 교인들에게 지혜로운 답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현욱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에레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