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오는 7월 17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을 예고했다. 총회 장소는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가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미정이다.
한교총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예장 합동·통합·대신을 비롯해 기감, 기성, 기하성(여의도), 기침 등 국내 주요 15개 교단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언제든 문을 열어놓고 회원교단을 추가로 받겠다는 방침이다.
또 '1인 대표회장' 대신, 크고 작은 교단들을 고루 배려하는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한다. 선거도 없애기로 했다.
한교총은 '빅텐트'를 표방한다. 한국교회를 공히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현재 이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교총 측은 "한국교회가 신뢰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분열"이라며 "한교총을 통해 이를 불식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교총 출범 자체가 또 다른 '분열'이라는 지적이다. 창립총회 소식이 알려지자 한교연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를 비판했다. "일부 대교단이 좌지우지하는 구도로 연합기관의 새판짜기가 이뤄질 경우 한국교회는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며 "연합이 아닌 새로운 분열의 단초가 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한교총의 '법인화' 가능성도 있다. 사실 이는 지난 1월 9일 한교총 출범 당시부터 논란이 된 문제였다. 한교총이 법인화 할 경우 '제4의 연합단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당시 한교총 측은 "결코 법인화는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창립총회를 앞두고서는 "법인화를 논의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나 여지를 남겼다.
한교총을 두고 '또 다른 분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그 태동 배경에도 원인이 있다. 한교총의 출발은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 논의였다. 두 기관의 통합이 좀처럼 성사되지 않자, 이를 추진했던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와 '한국교회 연합추진위원회'가 "미리 마당을 깐다"는 명분으로 한교총을 출범시킨 것이다.
그러자 한 교계 인사는 이를 "혹 떼러 갔다고 혹 붙이고 온 격"이라는 속담에 빗대며 "명분이야 어떻든 결국 한기총과 한교연은 그대로 둔 채 한교총이라는 새 단체만 하나 더 생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한교총 가입의사를 밝혔다고 하는 교단들 중에는 이미 한기총이나 한교연, NCCK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곳들도 있는데, 이들이 기존 연합단체를 탈퇴한 뒤 한교총에 가입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에 대해 만일 탈퇴하는 것이라면 그 자체로 분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고 , 아니라면 '양 다리'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교계 일각에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