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를 넘어 소명'의 저자 우병선 목사. ⓒ김신의 기자
(Photo : ) ▲'생계를 넘어 소명'의 저자 우병선 목사. ⓒ김신의 기자

 

 

"여보 내가... 청소 일을 하면 어떻겠어?"

주님의 교회, 예능교회에서 청장년사역을 했던 우병선 목사가 18일 오후 종로 토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서 '생계를 넘어 소명'을 출간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전했다.

우병선 목사는 유년시절 비가 오면 어김없이 물이 차는 지하에서 살았었다. 거리의 가로등을 조명 삼고 시멘트 블록을 책상 삼아 학교 숙제를 해야 했던 추억도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는 사역 일선에 바로 뛰어들어 21세에 '전도사님'이란 말을 듣기 시작했고, 목사 안수도 빨리 받았다. 그런 우 목사에게는 한 가지 갈증이 있었느니, '생계에 밀려난 그리스도인들'이다.

현재 국내 교회에 적지 않은 성도는 "목사님은 교회 안에만 계시니 세상이 얼마나 빡빡하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그렇게 사는 게 현실에서는 안 된다", "말은 쉽다"를 비롯해 교회의 안과 밖을 나누는 이분법적 생각과 목회자에 대한 괴리감을 갖고 있다. 물론 목회자 스스로도 교회 안에서만 사역해, 성도들이 바깥에서 어떻게 사는지 알지 못해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에 우 목사는 "제 삶의 자리와 사역이 성도들의 삶과 괴리되어간다는 위기의식이 싹텄다. 메시지를 전하지만, 성도들의 삶을 체험한 적이 없으니 깊이 접근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보였다"며 "직접 성도의 입장에 서서 빌딩 청소부 일을 시작했고, 생계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자영업 세계에도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청소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할 때, 아내가 '어떻게 목회하다 그럴 수 있느냐'고 반응할까봐 걱정했고 스스로 후속 답변도 준비했다. 그런데 (아내가) 적극 지지해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내는 우 목사의 성도들을 향한 사랑, 목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이를 해결하고자했던 갈증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병선 목사는 이전의 보금자리, 서울을 떠나 장장 4년간, 청소부을 비롯해 자영업자의 세계를 경험했다. 청소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사회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고 어떤 일에서든 '소명'을 발견하고자함이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지 1여년, 취직한 용역회사가 불경기를 맞아 월급을 지불할 수 없는 상태에 몰렸고 직장에서 잘린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가 문을 닫아 우 목사는 다른 일을 물색해야 했다.

우 목사는 자영업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는 나름의 기준을 두고 직업을 물색하고 기도하던 중 북카페를 차리게 됐고, 어느덧 3년이 지나 수제 버거를 만들며 베테랑이 돼 있었다. '버거킹'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버거 만드는 작은 것에도 '소명'을 생각하며 서적과 해외사이트, 역사 등을 연구한 끝에 갖게 된 별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