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성회 사회를 보는 조대형 목사
(Photo : 기독일보) 조대형 목사

RCA 뉴욕한인교협(회장 류승례 목사)가 지난 1월22일 신광교회에서 청지기 세미나 및 헌신예배를 열었다. '섬김의 본을 보이는 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청지기 세미나에서는 섬김에 대한 좋은 메시지들로 참석한 평신도들에게 많은 은혜가 전해졌다.

특히 조대형 목사는 잘 준비된 강의원고를 토대로 섬김은 교회 뿐만 아니라 가정과 직장을 비롯해 성도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실천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이날 조대형 목사의 강의 주요 내용이다.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일주일 동안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을 말해 본다면 아마도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들 중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20시간을 넘는 분들은 아주 드물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10시간도 흔치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풀타임 잡이나 파트타임 잡을 가진 분들을 제외한다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우리의 삶이 교회에서만 100%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교회 밖을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서만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도사 또는 수사라고도 불리우는 분들입니다.

섬김의 현장이 교회라고만 생각하면 이미 우리의 생각은 출발점 자체가 틀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섬김의 현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은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입니다. 일주일을 시간별로 나누어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조금은 더 쉽게 저희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주일은 총 168시간이지만 하루 24시간 중에도 크게 8시간은 잠자는 시간, 8-10시간은 직장이나 사업터에서 지내는 시간, 그리고 나머지는 여러가지 활동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3가지로 나눈다면 여기에서 잠자는 시간 8시간은 아무런 활동이 없는 시간이고 나머지 16시간이 우리가 활동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일주일동안 교회에서 또는 교회와 관계해 활동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것인가요? 교회에서 조금 활동하신다는 분들은 아마도 주일에 적어도 평일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만큼은 아니지만 8시간 정도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식당봉사하시는 분들, 성가대, 교회학교, 차량 담당하시는 분들, 재무 부원들, 제가 일일이 소개하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시간을 내어 봉사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일주일을 단위로 계산해 본다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직장이나 사업터이고, 두번째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은 가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을 차지하는 곳은 교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그나마 주일을 잘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입니다.

왜 사람들은 섬김에 실패할까

섬김은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원인이 있고 나이, 연령, 직위, 재산 등이 많아지거나 높아지면 섬김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아짐과 높아짐이 주는 헤택이나 능력 등이 사람으로 하여금 섬김보다는 섬김을 받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듭니다. 실제로 이런 사회 구조 자체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해 주고 있습니다.

한 예로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아는 사람 집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형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젊은 대학생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이른 아침부터 가방을 가지고 집을 나서지만 한국 직장에서 과장이나 부장급 되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을 섬기는 사람들이 동원됩니다. 직급이 더 높으면 높을 수록 섬김을 받은 정도가 커질 것입니다.

자신이 높은 위치에 있게 되면 섬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섬김을 받는 위치로 자연스레 이동하게 됩니다. 그러한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섬김이라는 생각은 자신의 생활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평행이 이뤄지려면 누군가가 올라가거나 내려와야

서울 목동 아파트에 사시는 의사 장로님 내외분이 계십니다. 이 분들의 아파트는 50평짜리 2개를 튼 아주 큰 아파트에서 사신다고 합니다. 이 장로님은 순장이십니다. 이 장로님이 섬기고 있는 순에는 6명의 구성원이 있는데 그 중 한 부부의 직업이 연탈배달업입니다. 순장으로 순원들을 책임감을 가지고 매주일 방문했는데 하루는 일을 마친 후 연탈배달업을 하는 성도의 가게에 들렀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었고 장로님은 손이 깨끗한 반면 연탄배달업을 하시는 성도분은 손에 연탄이 많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장로님은 이 손을 덥석 잡으며 일하는 손은 아름다운 손이라고 했습니다. 또 마침 식사 시간대여서 밥을 먹게 되었는데 반찬은 다 식은 콩나물국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장로님은 밥을 말아서 자기 집에서 먹는 것 처럼 편하게 먹었습니다. 서로 두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아는 상태에서 서로 숨길 것도 없었고 격식 차릴 것 없이 편안한 세상 사는 대화가 오갔습니다. 환자를 검진하고 치료하는 손으로 연탄가루가 묻은 손을 감싸쥘 수 있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모든 순원들의 학력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의사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많은 공부를 했던 사람이고 아는 것도 많을 것입니다. 아무 순모임에서도 아는 지식대로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면 참여한 이들 중 딱딱해 하고 불편해 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모임 중에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전혀 없었습니다.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내려 오는 모습입니다. 연탄배달업을 하시는 성도를 폄훼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 있는 사람을 배려하여 내려 오는 것이 겸손입니다. 그래야만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래야만 편안한 모임이 이루어 집니다. 그래야만이 그 관계에서 웃임이 있고 기도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장로님처럼 스스럼 없이 찾아가고 이야기하고 관계하는 것이 섬김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만은 섬김을 방해하는 암종양과 같습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남보다 많이 가졌거나 남들이 가지지 않은 것을 소유했거나 많은 돈을 가졌다면 이것을 써보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러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이려 한다는 마음자세입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이 갖는 혜택 면책특권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너무 남용되면 청문회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어린아이보다 못한 아주 유치한 질문이나 근거가 없는 말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누가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마음 안에서 솟아 오르는 교만은 암종양처럼 정말 무서운 것입니다. 10여 년전 한국에서 제 신학교 동기 몇명이 여름방학 때 목회학 박사과정을 사우스 캐롤라이나로 공부하러 왔가가 같이 공부하던 목회자들과 함께 뉴욕에 온 적이 있습니다. 자유여신상을 관광하는 중 저는 가이드와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에게서 들은 말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신들은 한국에서 오는 가장 기피하는 세 그룹이 있는데 첫째는 5급 서기관 그룹, 둘째는 기자 그룹, 마지막으로는 목사님 그룹이었다고 합니다. 각종 고시를 통과해야 하는 국가공무원직급이 5급입니다. 이들은 당연히 대접 받는 줄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들은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으면 신문이나 방송에 내버리겠다고 대놓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이드들이 기피하는 마지막그룹인 목회자들 그룹은 왜 이들이 싫어할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자리에 앉아서 모든 것을 시킨다고 합니다. 자기 교회에서 하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지요. 목회자는 관광을 왔으면 관광객이 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관광지에서도 담임 목사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우리 스스로에게 돌아오고자 합니다. 섬김의 현장이 어디일까지? 교회? 가정? 직장? 사업터? 바로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여러분과 저의 발이 머무는 곳은 늘 섬김의 현장입니다. 교회만이 섬김의 현장이라고 생각하기에 가정과 직장, 사업터에서 섬김의 행동이 어색하고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가정을 섬기고 사회를 섬길 수 있을까요.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 바로 그곳에서 낮아짐을 실천하고 섬김을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교만한 마음을 돌아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실천하려 해보시기 바랍니다. 한인들은 특히 교회에서 봉사는 해도 일반 사회에서 봉사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에 기부한 액수가 하루에 1 빌리언 달러 한국돈으로 1조1천억 가량됩니다. RCA에는 매년 다민족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데 이것은 좋은 사회 섬김의 예입니다.

섬김을 위해서는 자신이 높아져 있는 않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섬김은 결국 낮아짐이며 자기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가정과 직장을 비롯해 나의 가장 맣은 시간을 차지하는 장소에서 실천될 때 어느 곳을 가도 자연스러운 섬김의 모습이 나타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