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목사(할렐루야한인교회)
송재호 목사(할렐루야한인교회)

세계 7위 원양선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국제 시장의 경제적 파장이 미국과 한국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한진 해운의 법정관리가 글로벌 물류 대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세계 주요 항만의 물류업체들은 한진해운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고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9월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주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결정되면서 코펜하겐증시에서 1.45% 올랐고 세계 4위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 주가도 같은 날 상하이증시에서 0.7% 올랐다고 한다.

무엇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후 미국에서는 월마트와 타겟 등 소매업체들이 미국 상무부에 개입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월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소비자연합은 한진해운 사태가 소비자와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 연방정부가 개입해 항만과 화물업자, 한국정부와 함께 혼란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 해 줄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 기업 혹은 한 사람의 노동이 얼마나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간혹 잊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수고의 노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세워지고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며 노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노동이란 어떤 의미일까? 첫째 성경적 해석을 중요시 하는 칼빈주의에서는 노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몇 가지의 노동관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유물주의적 노동관이다. 유물주의적 노동관은 노동의 목적이 단순히 생계유지와 부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노동관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로 인본주의적 노동관이다. 인본주의적 노동관은 노동을 자아실현과 자기만족을 위해 혹은 출세주의에 목적을 두는 노동관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세 번째 칼빈주의 노동관에서는 노동의 목적과 사람의 존재 목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칼빈은 노동이 기독교인의 삶과 엄격한 연관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노동은 신앙의 또 다른 표현이 되며 복음의 노동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는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여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노동은 하나님의 윤리의 표준이며 창조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노동을 하고 일용할 양식을 얻은 것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사는 비결이다. 하나님께서 안식을 제정하신 이유는 바로 열심히 노동을 하고 난 다음에 안식의 복을 누리라는 의미인 것이다. 참된 노동은 마음으로 섬기기를 주께 하듯(엡 4:7)하는 일을 말한다. 노동에 관한 마키아벨리적 이론(Machiavellian theory)에 따르면 “참된 노동이란 인간을 간섭하시며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의 원리에 적응하여 살고자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기대하며 참된 노동을 통해 보람과 재미를 갖고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는 열심히 엿새 동안은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충성된 노동자의 삶으로 그리고 일곱째 날인 안식일에는 우리에게 노동과 건강과 재능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예배로써 영광을 돌려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노동을 위하여 달란트(재능, 직업, 노동, 물질)를 맡겨 주셨다고 말한다. 즉, 모든 사람이 청지기로써 주님으로부터 달란트를 위탁받았다. 어떤 이는 많이, 어떤 이는 적게 그들의 다양한 재능을 받았고 그 목적은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과 이웃을 위해서 쓰도록 맡김 받았다는 것이다. 달란트는 우리의 재산이 아니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주님의 재물을 쌓아 두거나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얀 메이스터(Jan Meester) 목사는 “노동은 바로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봉사”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태복음 25장 14절에서 30절에는 달란트 비유가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달란트는 단지 화폐의 단위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다, 균형을 이루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단어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달란트를 맡겨주신 의도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말하기를 “직업은 천직이다”라고 말해 왔다. 그리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직업(Vocation)이라는 단어의 원래의 의미는 “소명”이라고 한다. 하나님 없는 노동은 비록 땀을 흘리고 열매를 맺는다 해도 우리에겐 영원한 기쁨이 되질 못할 것이다. 노동은 결코 저주가 아닌 또 다른 하나님의 명령이며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소명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을 통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순간 내가 노동을 할 수 있도록 건강이 허락되어졌고 뿐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직장과 사업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의 선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돈이 잘 벌리는 직업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직업, 내가 좋아하고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노동을 할 때 참된 기쁨을 찾게 된다. 우리가 직업에서 자기의 소명을 발견하고 우리가 노동을 할 수 있는 건강과 재능 그리고 물질의 여건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매우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오늘도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기며 열심히 맡겨진 사명 노동을 기쁨과 감사로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