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존경”(respect) 이상을 요구하는 정치지도자들이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존경과 지지를 보내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가를 혹 고대의 왕을 “숭배”(worship)하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일입니다. 백성과 같은 허물이 있는 왕을 신으로 혹은 신의 현현(顯現, manifestation)으로 경배하라고 말하는 것은 우상숭배입니다.
이러한 황제숭배, 왕에 대한 숭배, 정치지도자에 대한 숭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한 나라의 정치지도자가 신화적인 존재로 조작되어지고 그들에 대한 경배가 공공연히 요청되는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대에 있어서 황제숭배, 정치가 숭배는 더욱 비일비재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성경이 기록되던 로마시대에 “황제숭배”(emperor worship)는 종종 등장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정치지도자 숭배는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통치자는 신의 아들, 혹은 신과 인간 사이의 후손인 영웅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로마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계시록에 적혀 있는 일곱 교회 중에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에는 황제숭배를 위한 신전이 있었습니다. 황제숭배를 장려하는 것은 각 주의회의 중요 현안이었고 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건축, 예식, 축제, 경기 등은 관중을 이끌어들일 뿐 아니라 이로써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로마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황제숭배를 노골적으로 요청한 임금은 갈리굴라(AD. 37-41), 네로(AD. 54-68)와 도미티안(AD. 81-96)입니다. 그들은 사람이면서도 과도한 경배를 요청하였으며, 네로와 도미티안은 심지어 그들이 행한 잘못으로 원로원에서 공식적인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 유배를 당하고 계시록을 지으면서 활동하던 때는 황제숭배가 지속적으로 요청되는 도미티안 황제 때입니다. 도미티안은 자신을 “신이요 주”(Lord and God)로 불러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사도 요한은 황제숭배가 우상숭배라고 결정적으로 주장합니다. 그는 계시의 양식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과 우상숭배는 양립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황제숭배를 요구하는 모든 군왕들마다 적그리스도의 위치에 서고 만나다는 경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구바벨론의 니므롯부터, 신바벨론의 느브갓네살,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와 마지막 적그리스도의 국가는 종종 자신이 받아야 할 존경 이상의 숭배를 요구함으로 하나님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역시 ‘왕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여야 하는가”입니다. 계시록은 우리에게 이 세상의 군왕들이 적그리스도라고 말합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구세주이시며, 영원한 왕이시오, 그분은 겸손하여서 우리를 위한 십자가를 지시고 “어린양”이라고 불려진다 말합니다. 구원과 영생은 영원한 왕 예수를 인정하고 그를 믿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