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박해 등 외부적 요인으로 고향을 떠나 난민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사상 처음 6천만 명을 넘어섰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연례 동향 보고서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외 강제 이주를 당했거나 난민으로 지내는 이들의 수가 6,53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950만 명 정도였던 1년 전과 비교해 6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세부적으로 망명 신청을 하고 대기 중인 사람이 320만 명, 난민이 2,130만 명, 강제 이주자가 4,080만 명 등이다. 전 세계 인구가 약 73억 4,9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113명 중 1명꼴로 난민인 셈이다. 규모로 따지면, 영국(6,470만 명), 프랑스(6,440만 명), 이탈리아(5,980만 명) 인구보다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30~40년간 내전이 계속되는 지역을 비롯해 시리아, 남수단, 예멘,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최근 분쟁이 심해진 지역의 상황과, 냉전 이후 난민을 거부하는 추세가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전쟁과 박해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살 곳을 잃고 난민이 되고 있는데, 그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요소들도 늘고 있다"면서 "매년 많은 난민들이 죽고 국경은 봉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난민 수를 국가별로 보면 시리아가 약 49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아프가니스탄 270만 명, 소말리아 110만 명 등이다. 이들 3개국의 난민 수는 유엔 관할 난민 수의 절반을 넘는다. 강제이주자 수는 콜롬비아 690만 명, 시리아 660만 명, 이라크 440만 명 등이다.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는 100만 명을 넘었으나, 실제로 전 세계 난민의 86%는 분쟁 지역에서 가까운 저개발국 혹은 개발도상국에 거주 중이다.
전 세계 난민의 51%는 어린아이들로, 부모 없이 망명 신청을 한 어린이도 98,400명에 달한다.
지난해 20만 1,400명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14년 12만 6,800명과 비교하면 늘었으나, 1990년대보다는 적다. 재정착 난민의 비율은 2014년 0.73%에서 2015년 0.66%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