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

로버트 레담 | P&R | 656쪽

(Photo : )

개혁주의신학사(P&R)에서 출간된 '웨스트민스터 총회 시리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 크레이그센터의 괄목할 만한 연구물로서,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연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 총회 교리의 발전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로버트 레담은 유능한 학자로서, 이 책은 조엘 비키와 칼 트루먼 교수에게 추천을 받았다.

이 책은 여러 자료들을 섭렵해 밀도 있게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 장로교의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기 원하는 모든 학도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저자의 구(舊) 프린스턴신학교의 A. A. 하지 교수의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6장에 관한 견해는 논쟁적인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져 준다.

실제로 하지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은 매우 잘 쓰인 책인데, 이 책에서 저자가 밝히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신학 논쟁과 그 궤도를 달리한다는 저자의 견해는 매우 흥미롭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영국 국교회는 걸출한 설교자들을 배출했다. 저자는 전통적인 학자들의 과오를 다루는 데 있어 주저하지 않는데, 벤자민 워필드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 책은 두께만큼이나 값어치를 한다. 현재 미국장로교의 입장에서 17세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정직하게 고백하는데,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주일 문제만 하더라도 사실상 한국장로교에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대로 지키는 장로교회는 거의 전무하다. 그렇다면 사실상 노회에서 치리해야 할 문제인데, 종교개혁자인 존 칼빈과 청교도의 주일 성수는 관점이 상이했다.

이 책은 1부에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적 상황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신학적 상황을,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신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즉 3부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다룬 여러 교리적인 면들을 다루어 주고 있다. 이 책은 여러 자료들을 섭렵해 매우 주의 깊게 다루고 있으며, 감춰져 있던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보화들을 재발견하여 오늘날 독자들에게 매우 호소력 있게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획기적 연구물이며, 웨스트민스터 총회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책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에게 있어 이러한 지적인 책을 읽는 것은, 가볍고 실제적인 신앙 서적들을 읽는 것처럼 긴요한 일이다. 우리는 로이드존스가 휴가 때에 두꺼운 신학 서적들을 독파했던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는 주지하다시피 장로교뿐 아니라 전체 교회사에서 신앙의 선진들이 우리들에게 준 위대한 신앙의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가르치는 교회와 소요리문답과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가 오늘날 매우 희귀하다.

또 어떠한 교회들은 교리 교육을 한다고 자체적인 교재를 만들어 가르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조악하기 그지없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리를 딱딱하다 하여 터부시하는데, 기독교의 진리 자체가 무게가 있고 딱딱한 것임을, 또 히브리서에서 사도 바울이 견고한 진리를 섭렵하라고 권고한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신천지를 비롯한 각종 이단이 속출하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바른 교리를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고 실용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성장 프로그램과 훈련들에만 집착한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켄달이나 바르트와 같은 현대 신학자와 목회자의 견해도 이 책에서 소개해 주고 있다. 모든 책들이 그러하듯 저자의 견해를 걸러 듣고 분별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모든 독자들은 이 책과 같이 충실한 책을 쓰기 위한 저자의 연구와 노력에 크게 감사해야 한다. 이러한 책들이 창고 속의 고물과 같이 여겨지고 있는 신앙고백서와 교리 문답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우리 시대에 그러한 진리를 가르치는 일에 기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신천지 같은 이단이 허황된 비유 풀이를 하고, 세대주의 신학에서 성경적 근거가 빈약한 666과 휴거와 14만 4천을 가르치는 현실 속에서, 교회가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는 일을 등한시해 오늘날 한국교회가 뼈대 없는 연체동물처럼 교리가 없는 삶만을 강조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많은 이들을 가나안 교인이 되게 만드는 것을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일찍이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탁월한 구약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영은 교리 설교를 매우 강조했고, 지난 세기 가장 위대한 설교자였던 마틴 로이드존스 역시 그러했다.

교리 설교가 혐오를 받고, 심리학적인 설교와 감정주의를 부추기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얄팍한 진리가 창궐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뭄 속의 단비와 같이 반가우며 혼탁한 한국교회가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귀한 책이다.

현대 신학자들에 의해 이러한 책들이 쓰이고 번역될 때 한국교회가 조금 더 새로워지게 되며, 장로교 목사들이 장로교의 표준 문서에 대해 무지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러한 책들을 부지런히 읽고 가르쳐 한국교회도 교회사의 황금기를 회복하는 복된 일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김재윤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 은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