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승 교수(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성백승 교수(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2015년 1월쯤 미주한인극장에서도 상영된 ‘국제시장’이라는 영화에 대한 미주한인교회 1세와 2세들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세대 갈등이 미주한인교회 안에도 존재함을 나타냈다. 미주한인교회 1세대들은 대체적으로 지난 70년간의 한국의 굴곡의 역사를 한 인물을 통해 조명한 영화의 내용에 큰 호응을 보였지만, 2세들은 별로 관심 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교회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는 요즘 ‘미생’이라는 말이 유행이지만 국제시장 세대인 목회자는 전혀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국제시장’ 세대와 ‘미생’ 세대는 이미 커다란 간격이 벌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종합일간지 중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4개를 택하여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세대 갈등과 관련된 용어를 검색했을 때, 2009년에는 370개, 2019년 403개, 2011년 419개, 2012년 463개, 2013-14년에는 722개로 해마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미주한인교계 신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주한인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시기는 주로 대학으로 진학을 하거나, 타주로 직장을 잡아가게 될 때라고 말하면서, 청년사역의 개혁과 이민교회 공동체 교회론을 정립하여 적극적으로 청년들을 포용하는 사역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국제시장’과 ‘미생’이 함께 공존하는 현대 목회는 분명한 목회철학이 그 어느 것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교회를 움직이는 추진력이 목회 철학이며 목회 철학이란 다름 아닌 목회자 자신의 교회론에서 나온 목회의 신념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제시장’ 시대의 대형교회를 향한 성장 개념보다는 작지만 ‘미생’들과 함께 따뜻한 삶을 나누는 건강한 교회가 대세이다. 현 시대는 말단 직원부터 고위직까지 생존을 위한 분투에서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인 미생들의 세대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실천 신학자들은 이제까지의 ‘국제시장’적 교회관에 머물고 있다면 ‘미생’들과 동행하는 교회관으로 바꿀 것을 강조한다.

건강한 교회관을 갖고있는 모델교회를 찾아 목회자의 목회철학을 모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에버리 덜레스는 현대교회에서 건강한 교회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이 과학적인 방법임을 주장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현대 교회론의 견고한 퍼즐들을 푸는데 모델이나 모범적인 사례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모델이 상당히 많은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나아가 학문의 한 분야로서 나머지 현대 교회론의 퍼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본으로서 모델이나 예를 사용할 수 있다면 명시된 규칙들을 대체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자격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모델이 ‘국제시장’과 ‘미생’ 시대를 함께 만족시킬 수 있는 현대 교회의 모델인가? 그것은 말씀과 제자훈련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설교와 선포를 통한 말에 의한 전달만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 즉 화해시키는 일과 성처받은 자를 싸매는 일과 고난당하는 자를 위한 봉사와 치유 등과 같은 사역을 함께 감당할 수 있는 모델일 것이다. 현대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지니지 못하고 인간 개인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대형교회 목사님이 과거에는 3D가 있었는데, 요즈음에는 4D가 있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업으로 Difficult, Dangerous, Dirty가 있었는데 요즈음에는 대형교회가 하나 더 들어갔다는 말이다. 요즈음 대형교회들도 ‘교회 안의 작은 교회’ 운동을 통하여 건강한 교회로서의 교회 모습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바람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델교회가 꼭 대형교회일 필요는 없다.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면서 대형교회보다 더 많은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들이 얼마든지 있다.

목회자와 교회는 서로의 성장과 건강성과 생명을 위한 사활적 관계 선상에 있다. 교회를 통하여 목회자는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하고 격려받기도 한다. 미주한인교회가 쇄신되지 못할 때 목회자의 선택은 둘 중의 하나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거기에 적응하여 스스로의 가능성과 창조성을 사장시켜 버리든지 아니면 불굴의 용기로 미주한인교회 쇄신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다. 이제는 불굴의 용기만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