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Photo : ) 애틀랜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잊혀진 세대, 아니면 잊혀진 세기가 될 수도 있다." 인터넷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빈트 서프(Vint Cref) 구글 부사장은 지난 2월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암흑시대(digital Dark Age)'에 대한 의미심장한 경고이다.

'시나브로'라는 우리말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뜻인데, 이 예스러운 말이야 말로 우리 삶에 스며든 디지털 생활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전 시대의 혁명들은 눈에 보이는 혁명이었다. 엄청난 연기를 내뿜는 증기기관이라든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시위를 통해서 우리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더 이상 주머니나 가방에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아빠에게서부터 카메라의 필름을 갈아 끼우는 방법을 배우지도 않는다.

집집마다 있던 두꺼운 사진첩도 이제 찾아 보기 힘들다. 기껏 있는 것이라고는 결혼식 사진첩과 졸업 앨범 정도뿐이다. 디지털 사진기나 휴대 전화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 모니터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함께 사진을 본다.

지식의 권위를 상징하던 브리태니커 대 백과사전도 종이 책으로 출판되지 않은지 이미 오래 되었다. 지식의 폭발과 시대의 변화를 종이로서는 도저히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도 아니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다만 우리가 느끼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편리함, 이것이야 말로 디지털 혁명이다.

하지만 이런 편리한 디지털 세상이 거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디지털 암흑시대에 대한 우려이다. 전 세계 은행의 예금 기록이 사라진다던가 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대학 때 열심히 썼던 과제들은 이제는 사라진 디스켓에 담겨 있다. 그러나 요즘 컴퓨터는 디스켓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있어도 열어 볼 수가 없다. 컴퓨터에 잘 저장해 놓았던 자료들이 저장장치나 기계의 고장으로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보았을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데이터 자료를 이중 삼중으로 다른 장치들에 분산 저장해 놓는 데이터 백업의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앞서 언급한 빈트 서프는 디지털 암흑시대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양피지(Digital vellum)’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어떤 운영체계나 소프트웨어와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수 천년 전부터 사용해온 아날로그 방식보다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없다. 종이에 볼펜으로 끄적거린 글씨 하나 포스트잇 조각 하나가 최첨단 안전기록기술보다 더 오래 보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 기록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기술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기억, 추억이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빛 바랜 흑백사진을 창고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초등학교 때 쓰던 일기장을 발견하고 얼굴이 빨개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생활로 접어든 이후로는 아무리 먼지 덮인 상자를 열어봐도 더 이상 우리의 과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에 잘 기록해 놓았다고 믿은 만큼 잘 잃어버리게 되었다. 손가락 하나만 까닥거려도 수 백장의 사진들이 없어져버리고, 기계가 고장 나는 동시에 모든 기록들이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 더 편리하기 위해서 컴퓨터 몇 번 바꾸는 동안에 우리는 과거도 함께 통째로 바꿔 버렸다. 편리함 속에서 그렇게 잃어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빈트 서프는 정말로 남겨두고 싶은 사진들이 있다면 반드시 인화해서 가지고 있으라고 말한다. 우리도 정말 소중한 기억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함께 남겨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자녀들이 정말로 추억하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가 쓰던 컴퓨터 본체가 아니라 손때 뭍은 낡은 일기장일지도 모른다.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지 말고 일단 뭐든지 손 글씨로 써 보자. 디지털 암흑시대에 아날로그의 촛불을 밝히자. 아서 혹시 못받으셨는지 아니면 싣는데 문제가 있는지 알고 디지털 암흑시대 (04-25-2015)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잊혀진 세대, 아니면 잊혀진 세기가 될 수도 있다." 인터넷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빈트 서프(Vint Cref) 구글 부사장은 지난 2월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암흑시대(digital Dark Age)'에 대한 의미심장한 경고이다.

'시나브로'라는 우리말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뜻인데, 이 예스러운 말이야 말로 우리 삶에 스며든 디지털 생활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전 시대의 혁명들은 눈에 보이는 혁명이었다. 엄청난 연기를 내뿜는 증기기관이라든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시위를 통해서 우리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더 이상 주머니나 가방에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아빠에게서부터 카메라의 필름을 갈아 끼우는 방법을 배우지도 않는다.

집집마다 있던 두꺼운 사진첩도 이제 찾아 보기 힘들다. 기껏 있는 것이라고는 결혼식 사진첩과 졸업 앨범 정도뿐이다. 디지털 사진기나 휴대 전화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 모니터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함께 사진을 본다.

지식의 권위를 상징하던 브리태니커 대 백과사전도 종이 책으로 출판되지 않은지 이미 오래 되었다. 지식의 폭발과 시대의 변화를 종이로서는 도저히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하지 말라고 금지된 것도 아니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다만 우리가 느끼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편리함, 이것이야 말로 디지털 혁명이다.

하지만 이런 편리한 디지털 세상이 거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디지털 암흑시대에 대한 우려이다. 전 세계 은행의 예금 기록이 사라진다던가 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렇다.

대학 때 열심히 썼던 과제들은 이제는 사라진 디스켓에 담겨 있다. 그러나 요즘 컴퓨터는 디스켓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있어도 열어 볼 수가 없다. 컴퓨터에 잘 저장해 놓았던 자료들이 저장장치나 기계의 고장으로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보았을 일이다.

그래서 요즘은 데이터 자료를 이중 삼중으로 다른 장치들에 분산 저장해 놓는 데이터 백업의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앞서 언급한 빈트 서프는 디지털 암흑시대에 대한 대안으로 '디지털 양피지(Digital vellum)’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어떤 운영체계나 소프트웨어와 상관없이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수 천년 전부터 사용해온 아날로그 방식보다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없다. 종이에 볼펜으로 끄적거린 글씨 하나 포스트잇 조각 하나가 최첨단 안전기록기술보다 더 오래 보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지털 기록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기술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기억, 추억이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빛 바랜 흑백사진을 창고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초등학교 때 쓰던 일기장을 발견하고 얼굴이 빨개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생활로 접어든 이후로는 아무리 먼지 덮인 상자를 열어봐도 더 이상 우리의 과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에 잘 기록해 놓았다고 믿은 만큼 잘 잃어버리게 되었다. 손가락 하나만 까닥거려도 수 백장의 사진들이 없어져버리고, 기계가 고장 나는 동시에 모든 기록들이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 더 편리하기 위해서 컴퓨터 몇 번 바꾸는 동안에 우리는 과거도 함께 통째로 바꿔 버렸다. 편리함 속에서 그렇게 잃어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빈트 서프는 정말로 남겨두고 싶은 사진들이 있다면 반드시 인화해서 가지고 있으라고 말한다. 우리도 정말 소중한 기억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함께 남겨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자녀들이 정말로 추억하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가 쓰던 컴퓨터 본체가 아니라 손때 뭍은 낡은 일기장일지도 모른다. 컴퓨터 자판만 두드리지 말고 일단 뭐든지 손 글씨로 써 보자. 디지털 암흑시대에 아날로그의 촛불을 밝히자. 아서 혹시 못받으셨는지 아니면 싣는데 문제가 있는지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