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다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사태는 해결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튀니지 자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이집트, 시리아, 예멘, 리비아에 일어났던 민중들의 정권 퇴진과 생존권 시위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국가들은 위기 속에서 더욱 복음이 증거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는 2011년 혁명으로 전면에 부상한 무슬림 정권이 무능과 극단의 이슬람 정책을 펴다, 2013년 혁명으로 퇴각하고 다시 군부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었다. 이에 이슬람 세력들은 시위와 테러로 불안감을 조성하며 정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이슬람에 대한 반감은 가중되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을 떠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는 보도가 올라온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복음이 더 구체적으로 전파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상당수가 복음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이집트을 주목해야 한다.
시리아는 아사드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국민들을 무력으로 정복하는 등 공식 통계상 8만명이라는 사상자를 낸 가운데, 아직도 반군과 정부군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800만명이라는 사상 최다의 인파가 인근과 세계 각처로 떠나 난민이 되는 '시리아 디아스포라'가 발생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시리아는 사회주의 국가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기에, 서방 국가들의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 리비아나 이라크와 다르게 원유 생산이 없어, 국제 유가 통제를 통한 세계 패권을 추구하는 선진국들의 개입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혼란을 틈타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IS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IS의 핍박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생존의 터를 떠난 사람들이 난민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길거리 구걸부터 시작해 레바논과 요르단, 터키에서 값비싼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991년 이라크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들이 아직도 레바논과 요르단에 머물면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듯, 시리아 난민들도 장기적으로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상당수가 도시로 난입해 이미 생활 터전을 잡아가고 있으며, 난민촌이 즐비한 베카 지역에는 많은 이들이 농업과 건축 등에 종사하며, 폐허가 된 시리아로 돌아가기보다 이곳에 정착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교회는 아랍의 난민 사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겨울마다 추위로 시달리는 난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나아가 교육이 필요한 40만여 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리아 난민들의 레바논 거주가 장기화되고 있어, 아이들의 학업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한 과부와 고아들도 상당수인데,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그 동안 상당수의 국제NGO들은 구호에만 매달려 왔다. 그들도 떠나든지, 아니면 교육 등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개발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곳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레바논에 상당수 기독교인이 존재하고, 이들의 사역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중동에서 복음 전파와 기독교 활동 제한이 가장 없는 곳에,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들이 가장 가난해진 상태로 찾아왔다는 점이다.
현재 시리아 난민들에게는 복음이 공개적으로 증거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복음에 반응하고 있다. 2백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은 추수할 밭이며, 더 많은 일꾼들이 필요하다고 아랍인·한국인 사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50년 전 상당수 난민들이 이미 유입된 가운데,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이 새롭게 진입하면서 갈등과 성장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레바논은 그야말로 중동의 파리이면서도, 역설적으로 난민의 땅이다. 이 때에 레바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영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