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 표지와 실 제본이 어우러진 책(위). 친필을 그대로 담은 내지(아래). ⓒ이대웅 기자
양장 표지와 실 제본이 어우러진 책(위). 친필을 그대로 담은 내지(아래). ⓒ이대웅 기자

나의 하루
하용조 | 두란노 | 232쪽 | 13,500원

"1966년 8월 4일 경기도 입석에서 그리스도를 인격적 구주로 영접하고 그분의 십자가와 피 묻은 손을 실제로 경험한 사건 때문에 내 인생은 달라졌다. 그 뒤 예수님을 정신없이 좋아했다. 목이 쉬도록 찬송하고 울면서 기도했고 밤을 새워 성경을 읽었다."

故 하용조 목사의 '젊은 날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도서가 출간됐다. 1968년 8월 1일부터 1969년 5월 2일까지, 스물 셋 나이에 폐병으로 입원해 한 자 한 자 힘겹게 써내려간 일기를 엮었다. 특히 친필 그대로를 담았으며, 양장이지만 전통 제본 방식을 사용해 독특한 예스러움을 만들어냈다.

하 목사는 병상에서도 아픈 이들과 더불어 성경공부를 했고, '하 목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도하고 전도했으며, '기독교를 믿지 못하는 이유와 그 형태', 그리고 '예수 믿는 사람의 경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그에겐 온통 '예수' 뿐이라, '남의 일기를 훔쳐 본다는' 묘한 감정보다 '나의 일기를 다시 써야 할 것 같은' 반성에 휩싸인다. "병은 고칠 수 있어도, 인간은 누가 고칠 것인가? 아, 볼수록 괴롭고 알수록 연민스럽다."

출판사 측은 '일기'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삶과 죽음, 믿음과 실천, 사랑과 용서, 전도와 선교, 공동체와 자기 정체성 등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고 따르게 되는 총체적인 과정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오랜 벗'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는 일기를 통해 '다시 만난 청년 하용조'에 대해 "앉으면 민족을 걱정하고, 일어서면 전도하고, 모이면 찬송을 하고, 혼자 있으면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으로 삶의 대부분을 썼던 하 목사님, 그 충만한 그리스도의 은혜는 하 목사님의 삶 가운데 평생 식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