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침체 현상으로 선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한국선교사 수는 작년 한 해 932명이 증가해 총 2만 6,677명이 전 세계 170개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9일 발표한 2014년 12월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에서 "전체적으로 선교사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2013년 1,003명이 늘어난 것보다 71명이 적은 932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교사 파송 국가는 작년 169개국에서 1개국이 늘었다.
▲연도별 선교사 현황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KWMA 관계자는 "선교사 통계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우, 실무 담당자가 바뀌면서 자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늘어나고, 교회나 노회가 직접 파송한 선교사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1000명 미만이 증가했다고 해서 한국선교가 하향선을 타고 있다고 해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2년 선교현지에서 파악한 선교사 수 통계는 KWMA 자체 통계(당시 2만 4,742명)보다 1만여 명이나 더 많게 집계된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 해 선교사 증가수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매년 평균 1,452명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편, KWMA는 "이중 소속 선교사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며 "교단 선교부가 이중 소속을 다시 용인하고, 일부 선교사는 비자문제 해결이나 사역 협력을 위해 단체 간 MOU를 맺는 등 파트너십 관계가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중 소속 선교사는 2005년 1,536명에서 2009년 2,579명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2010년 1,341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2년 1,847명, 2013년 1,916명으로 증가해 작년에는 다시 2,180명까지 늘었다.
▲교단 및 선교단체 선교사 파송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이번 조사에 응한 256개 단체(교단 39개, 선교단체 217개) 중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의 선교사 비율은 각각 42.4%와 57.6%로 나타났다. 1천 명 이상 선교사가 소속된 GMS, 통합, 기감 등은 2013년과 비슷한 증가 현상을 보였고, 선교단체 중 가장 많이 증가한 단체는 인터콥(796명→896명, 100명 증가)이었다.
▲한국 선교사 10대 파송국가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한국 선교사가 활동하는 10대 국가는 동북아시아 ▲X국(4,228명) ▲미국(2,656명) ▲필리핀(1,683명) ▲일본(1,518명) ▲남아시아 I국(1,161명) ▲태국(1,002명) ▲동남아시아 I국(814명) ▲캄보디아(720명) ▲러시아/연해주(686명) ▲독일(568명) 순이었다. 2013년과 달리 캄보디아가 러시아보다 앞서 8위에 올랐다. 또 10대 국가에서 이중 선교사 포함 전체 선교사(2만 7,767명)의 54.15%(1만 5,036명)가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KWMA는 "동북아시아 X국, 일본, 남아시아 I국, 태국, 동남아시아 I국, 캄보디아는 전략적 선교지역인 것을 한국 선교계가 인식하고 있었다"며 "미국, 필리핀, 러시아, 독일에서의 전통적 선교는 자생 미전도종족이나 해외에서 이주한 소수 미전도종족으로의 선교로 목표가 이동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로 선교사 파송이 증가한 것에 대해 한 선교 전문가는 "지리적으로 근접한 국가일 뿐 아니라 현지 어린이를 위한 교육, 고아원, 구제 사역 등에 관심이 많은 시니어 선교사의 헌신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교단체 지도자는 "캄보디아에 매년 한국교회 단기봉사팀이 1천5백 개 이상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단기봉사팀의 활발한 방문이 장기선교사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역별 선교사 파송 현황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한국 선교사가 가장 많이 활동하는 대륙은 아시아였다. 그중 동북아시아(6,499명)와 동남아시아(5,346명)에서만 1만 1,845명을 차지했다. 이어 북아메리카(3,199명), 한국(1,863명), 남아시아(1,766명), 서유럽(1,351명), 중동(1,248명), 라틴아메리카(1,236명), 동남아프리카(1,167명), 중앙아시아(1,144명), 동유럽(1,095명), 남태평양(910명), 북아프리카(518명), 서중앙아프리카(332명), 카리브해(93명) 순으로 나타났다. 재작년과 거의 비슷한 순서지만, 동남아프리카 지역이 99명이나 증가해 중앙아시아(17명 증가)보다 앞섰다.
KWMA 관계자는 "전방개척지역 국가들이 많은 아시아 지역은 가장 복음화되지 않은 곳으로, 한국 선교사가 이 지역에 많이 활동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1만 1,845명 중 48%에 해당하는 5천 7백여 명이 동북아시아 X국과 일본, 두 나라에 집중된 것은 점검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경향은 예년과 비슷하게 교회개척(137개국, 1만 1,095명), 제자훈련(140개국, 8,973명), 캠퍼스(73개국, 2,499명), 교육(78개국, 1,434명), 복지/개발(70개국, 1,001명), 의료(55개국, 673명), 어린이/청소년 사역(68개국, 509명)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즈니스, 문화/스포츠, 성경번역 사역도 4백 명 이상이 사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선교사 자녀는 재작년보다 824명 증가해 1만 8,442명으로 조사됐다.
▲2010년 선교사 자녀 통계는 추정치.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한편, 2030년까지 10만 선교 정병을 파송하는 '타겟(Target) 2030' 비전에 따른 개척지수별 선교사 현황에서는 한국교회가 전방개척선교지로의 선교사 파송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WMA는 "여전히 상당수 선교사가 전방개척지역(Frontier Missions, 이중소속 포함 1만 6,258명, 58.55%)보다 일반선교지역(General Missions, 1만 1,509명, 41.45%)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며 "2030년까지 필요한 한국 선교사 대비 파송률이 전방개척지역뿐 아니라 이미 과잉 상태인 일반선교지역에서도 증가해 중복투자를 검토하고 전략적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30년까지 필요한 한국 선교사 수에 비춰 본 2014년 선교사 파송 현황. 복음주의자 비율이 G2은 15.5% 이상, G1는 10~15.5% 미만, F1은 5~10% 미만, F2는 0~5% 미만이나 박해지역이 아닌 경우, F3는 0~5%이고 박해지역인 경우다. ©KWMA 2014년 12월 말 한국선교사 파송 현황
이번 통계를 정리한 조명순 선교사는 "선교사 파송 현황 조사는 숫자가 늘어나면 안심하고, 줄어들면 비관하는 '숫자놀이'가 아니다"며 "정확한 수치가 선교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기초적인 분석자료로서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선교사는 또 "숫자가 나타내는 이면을 잘 읽어내면 양적 성장뿐 아니라 한국선교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문제 해결 방법과 전략을 예견할 수 있다"며 "회원단체들이 보안에 대해 신뢰해주고, 한국선교 발전을 위해 통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