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Synod) 마지말 날인 18일(이하 현지시각) 최종보고서가 공개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동성애자에 대한 언급은 삭제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지는 "보고서에는 '동성애자들도 교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은사와 자질이 있다는 언급도, 동성애자들도 서로에 대해 소중한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도 없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성애적 지향성의 사람들에 대한 목회적 관심'이라는 제목의 문단은 '동성애자들을 환영한다'는 것보다 차분한 어조로 '동성애자들의 결합과 이성 간 결혼에 대한 비교조차 있을 수가 없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경향을 지닌 남성들과 여성들은 반드시 존중과 환영을 받아야 하며, 차별로 인해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도 명시했다.
그러나 결국 문구 채택은 무산됐다. 이에 대해 118명은 찬성, 62명은 반대했는데, 찬성 수가 더 많았으나 보고서 채택 기준인 '참석자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혼했거나 재혼한 신자의 영성 참여 여부와 관련된 문구도 포함되지 않았다.
바티칸의 페데리코 롬바르디(Federico Lombardi) 대변인은 "진행 과정이 투명하길 원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에 따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되면서 주교들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고, 채택되지 않은 문구가 어떤 것인지도 불분명했다.
다만 최종보고서에는 "결혼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남녀 커플 등의 이성 시민 결합에도 긍정적 요소가 있고, 피임도 존중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해 기존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가디언 지는 전 세계 주교 180명 가운데 118명이 동성애 언급을 지지했다는 점은,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의 태도가 변화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했다. 가디언 지는 "전체적인 어조가 변화된 것은 분명하다. 또한 잠재적으로 많은 사제들 가운데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극명한 징후"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의원대회 특별회의 종료 미사에서 "신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시지 않으며, 그래서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이끄시고 마음을 열게 해주신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용기를 갖고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지체하지 말고 새롭게 하라는, 교회에 대한 성령의 새로운 인도하심을 느낀다"면서 "아무런 희망이 없는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살피고, 그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향후 전 세계 교구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처 내년 10월 세계주교대의원대회에서 다시 논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