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가 걸린 일이에요."

LA 한인타운 선거구 재조정에 관한 약식 재판을 하루 앞둔 8일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그 중요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일단 선거구 재조정은 한인 커뮤니티의 미래와 직결된 일이란 점이다. 현 선거구 재조정안은 특정 인종을 중심으로 설정돼, 결국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즉, 한인타운 내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한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정치인을 선출하지 못하게 해, 민주주의 정신 자체를 퇴색시키고 만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소송이 10월 초에 시작되는데, 그에 앞서 약식 재판이 9일 오전 10시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에서 열린다.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소송은 그 방향이나 성패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소송에 이기고 지는 것보다, 설령 진다 하더라도,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보여 줄 수만 있다면 큰 성공이다. 현재 한인타운 측은 시의회와의 소송에서 다수의 증거 자료를 입수한 상태로 소송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일 한미연합회(KA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한미연합회의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을 비롯해, 알렉스 차 변호사, 로버트 강 변호사, 데이빗 류 제4지구 시의원 후보, 임혜빈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KCCD) 회장, 한인타운연장자센터 박창형 소장 등 LA 한인 커뮤니티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선거구 재조정
(Photo : 기독일보)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재판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앞줄 좌측부터)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 로버트 강 변호사, 임혜빈 회장, (뒷줄) 박창형 소장, 데이빗 류 후보, 알렉스 차 변호사

2012년 LA 시의회가 확정한 선거구 재조정안에 따르면, 한인타운은 10지구와 13지구로 나뉘어져 한인들의 정치력 결집과 신장에 거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LA 시의회의 발표 후 한인들은 즉각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리고 한미연합회, 한미변호사협회, 한미민주당협회, LA한인회 등 한인 단체와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교계 관련 단체들도 이 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한인타운 측과 시의회 측 모두 약식 재판을 걸어 놓은 상태로, 여기서 시의회 측이 승리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소송은 1차적으로 끝난다. 물론 한인타운 측은 항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의회 측이 패배하게 되면 본 소송에 돌입하게 된다. 역으로 한인타운 측이 승리하게 되면 이 문제를 주민투표에 붙이게 되며 종국에는 선거구 재조정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인타운 측이 패배하면 소송은 판사의 결정에 따라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 질 수도 있긴 하다.

소송의 골자는 LA 시의회가 특정 인종 유권자를 근거로 선거구의 경계를 설정해 평등권을 침해했다는 사실과 선거구 재조정 시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점이 주법을 위배하고 있단 점이다.

데이빗 류 후보는 "소송에서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이젠 한인들이 조용히 있지 않고 목소리를 낸다'란 점을 분명하게 각인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결국 정치권은 반드시 한인 커뮤니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레이스 유 사무국장은 "끝까지 갈 것"이라 다짐했다. 그는 "이 싸움은 6-8년 걸릴 싸움이다. 이제 겨우 4분의 1 왔다"고 했다.

임혜빈 회장은 "한인 커뮤니티는 LA 내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목소리 중 하나이지만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선거구 재조정이 이뤄지면 한인타운의 이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 선출이 가능해 진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한인들의 명확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대형 로펌인 에이킨검프가 무료 변론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각종 법률 자문 및 서류 비용으로 10만 달러가 필요하다. 현재 약 4만 달러가 확보된 상황으로 10만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형편이다.

박창형 소장은 "이 일을 위해서 교회와 성도들이 나서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는 교회나 목회자가 나설 경우 더욱 신중하게 대한다"면서 "한인사회의 가장 중요한 리더십이면서 한인사회를 섬기는 교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마다 100달러, 성도 한 명이 10달러 씩 후원해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임혜빈 회장도 "이 문제는 정치적 이슈임과 동시에 영적 전쟁에 관한 것"이라며 기도를 당부했다.

한편, 이들은 대중에게 공개된 이번 약식 재판에 많은 한인들이 참석해 한인들의 관심과 의지를 보여 달라고도 당부했다. 재판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법원(312 N. Spring Street Los Angeles, CA 90012) 2호 법정(Court room #2)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