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랄 수 없는 날의 믿음

김남준 | 두란노 | 224쪽 | 12,000원

"어떤 이들은 '아브라함'의 이름만 듣고도, '아! 주일학교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가 또 시작되는구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확신합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제대로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님께서 스스로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하는 바대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아브라함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인도하셨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사는 데 바빠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을 영위하던 사람들, 특히 중년 남성 가장들에게 큰 찔림과 도전을 줬던 김남준 목사(열린교회)의 창세기 설교가, <바랄 수 없는 날의 믿음(두란노)>로 묶여 나왔다. 믿음이 흔들리는 평신도는 물론, 초신자들도 쉽게 읽을 만하다.

책은 '어려움: 약속의 땅에도 궁핍은 오는가?', '외로움: 홀로 있는 자를 찾으시는 하나님', '두려움: 인생의 두려운 밤을 지날 때', '영적 침체: 별빛도 사라진 영혼의 밤바다에서', '순종과 회복: 눈부신 새 아침은 어떻게 열리는가?' 등 5부로 나뉘어,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믿음'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브라함의 일대기 전체를 통해 '아브라함'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전해주고 있다.

'믿음의 조상'이라는 칭호를 받은 아브라함도 "하나님의 신실한 붙드심을 빼고 보면 겁 많고, 의심 많고, 얕은 꾀나 쓰려 하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전한다. 하나님께서 그를 선택하시고, 인도하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기에,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이 있다는 것.

저자는 "신앙생활이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속에서 끊임없이 깨어지며 조금씩 그분 곁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에게는 "비록 일은 잘 하지만 깨뜨려지는 일이 없는 사람보다, 좀 부족하지만 깨뜨려질 줄 아는 사람이 훨씬 더 희망 있는 인생"이라며 "그렇게 깨어지는 과정에서 그는 하나님을 더 많이 알아가고, 더 순전한 존재로 자라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격려한다.

김남준 목사.
김남준 목사.

참 이상한 것이, 인생이 형통할 때는 홀로 있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의 두려운 밤을 지날 때는 옆에 사람이 있어도 외롭고, 별빛조차 없는 밤바다에 홀로 떠다니는 작은 배 한 척처럼 막막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이때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성도의 교제가 필요하고 다시 하나님 말씀 앞에 나아가야 하는데, 우리 삶은 정반대다. 어두움이 몰려올수록 교회에서 멀어진다. 그럴 때는 '이것마저 놓치면 영혼의 밤 속으로 깊이 들어가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며, 성도들과 더욱 교제하고 교회에 나와 은혜의 수단에 참여할 것을 권면한다.

 

그리고 우리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거기에서 빠져나오고자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하나님의 지혜를 구해야 한다. 하나님 말씀이 들리지 않게 마음을 어지럽히는 다양한 문제들과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케 하는 여러 번민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믿음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이 쉽게 꺼지는 것이므로, 바람이 불어오면 지키고 기름이 떨어지면 채우며 매일 매일 살피면서 믿음을 지키려는 신자의 거룩한 분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의 모든 사고와 판단의 중심이 되고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때, 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과 은혜, 그리고 삶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은 그 성실하심과 진실하심과 선하심과 사랑으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답게 빚어가시고,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놀라운 복과 동일한 복을 허락하실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