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의 단식월인 라마단이 시작됐다. 앞서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이집트 등 중동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은 6월 29일부터 라마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통상 라마단은 해당 국가의 권위 있는 종교 기관이 초승달을 관측하고 개시를 선포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슬람력의 9번째 달인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은 아침 일출 때부터 저녁 일몰 때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물을 포함한 음식 일체를 입에 대지 않는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사이에선 원칙적으로 해가 질 때까지 자신의 침도 삼켜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 밤이 되어도 남녀 간 성관계를 자제한다. 라마단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은 금욕적인 단식을 통해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고 한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이슬람권의 전투나 무력 충돌도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이 관례지만,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반군이 장악한 북부 티크리트에서 이날도 정부군의 공습이 사흘째 이어지는 등 서북부와 바그다드 북쪽에서 양측의 교전이 일고 있다.
라마단 기간 동안은 과거 이슬람을 믿었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다. 이슬람 신자였던 개종자들은 이슬람으로 다시 복귀하라는 압력을 심하게 받는다. 이들은 특히 가족들에게서 가장 큰 압력을 받고, 심지어 죽음의 위협도 받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가족과 마을을 등지기도 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교회를 잇달아 공격해 100여명이 숨졌다. 데일리포스트는 6월 29일 보코하람이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첫날, 북동부 보르노주 콰다, 은구로지나, 카라가우, 카우티카리 등 4개 지역 교회를 연쇄적으로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4월 보코하람이 200명 이상의 여학생들을 집단 납치한 북동부 보르노주 치복에서 반경 100km 내에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은 교회로 향하던 신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도망치는 신도들을 추격했다. 또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 내에 폭발물을 투척하고 건물에 불을 질렀다.
특히 2009년 무장행동을 시작한 보코하람은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주로 기독교 신자를 대상으로 테러와 핍박을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기간 동안 개종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선교단체 측은 “무슬림들이 이 기간을 통해 신앙의 자세를 다잡으며 더 나아가 진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기독교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