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 200여명을 집단 납치한 나이지리아 극단적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12일(이하 현지시각) 피랍 소녀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영상에서 "소녀들은 모두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우리는 그들을 진정으로 해방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감금되어 있는 조직원들을 풀어줄 때까지 소녀들을 데리고 있을 것"이라며 인질교환을 요구했다.
약 17분 가량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130여명의 소녀는, 모두 이슬람 전통 의상인 차도르를 입고 히잡(두건)을 쓴 상태로 야외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인터뷰에 응한 일부 여학생은 "원래 기독교를 믿었으나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보코하람에게서 어떤 위협도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 조나단 굿럭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는 몸값 지급 등 보코하람과 협상할 의사가 없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녀들을 구출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나이지리아와 주변국 정상들에게, 오는 17일 파리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미군은 나이지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유인정찰기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입수한 상업 위성 감시 사진들을 분석하는 작업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와 상업 위성 사진을 공유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 유인 정찰기가 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지난 5일에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여학생들을 납치했다. 신의 뜻에 따라 시장에 팔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군인으로 위장하고 치복국립여중학교를 급습했다. 경비원과 총격전이 진행된 후 이들은 여학생 기숙사를 습격했으며, 여학생들을 납치해 차량에 실었다. 이들은 도피 행로를 확보하기 위해 치복 내 건물에 불을 질렀고, 그날 밤 이후 납치된 여학생들은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