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그리스와 터키 경계에 있는 바다)에서 채취하는 여러 어패류 중 특별한 염료를 품고 있는 뿔고동(gastrapoda)이 있다.
이 뿔고동에게는 '악귀패(惡鬼貝)'라는 이상한 별명이 있다. 삐죽빼죽한 고동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서 생긴 별명이다. 머리를 풀어헤친 채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한 모습이 '악귀'처럼 생겨 섬뜩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는 온갖 현란한 색채의 염료가 발달하여 현대인의 시각을 빼앗고 있고, 가오리처럼 생긴 스텔스 전폭기의 표면에는 적의 레이더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전략적 염료까지 도포될 정도로 발달했지만, 고대 로마 시대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동•식물을 통해서 가까스로 천연염료를 구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식물이 '꼭두서니'인데 대공에서 흐르는 진액에서 붉은색 염료를 얻었다. 어패류 중에서는 '뿔고동'에서 염료를 얻었다. 이 뿔고동의 목구멍과 위장 사이에는 병아리 눈물보다 더 적은 분량의 염료가 있는데 처음에는 노란색을 띄다가 점차 붉은색으로 변하고, 끝내는 자주색으로 바뀌는 신기한 염료다.
고대 로마 시대의 황제와 원로원, 그리고 고관 대작들만 입는 값비싼 실크를 자주색으로 염색하는 데 사용되었다. 뿔고동 1,200개를 채취하여 바닥까지 훑어도 불과 1.5g밖에 채취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값이 금싸라기 같았고, 자주 염료로 채색한 실크는 당대 최고의 명품이었다.
소아시아(터키)의 두아디라 지방은 직조와 자색 염료 기술로 유명했으며, 수공업이 발달했다. 정성껏 만든 자주색 명품 옷감을 유럽의 관문인 마케도니아, 그중 가장 큰 성읍 빌립보에 가지고 와서 사업 확장에 힘썼던 여성 경제인이 루디아(Lydia)다.
바울과 일행이 여전히 소아시아 중서부 지역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하려고 할 때, 선교의 주체 되시는 하나님의 성령님이 바울에게 신비한 환상을 보여 주셨다.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가로되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 바울이 이 환상을 본 후에 우리가 곧 마케도니아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더라(행 16:9-10)."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마케도니아인의 간절한 외침을 듣고, 선교의 방향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급전환시키게 되었다.
바울과 일행이 환상을 목격한 후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머물게 된 곳이 빌립보였고, 경건한 여성 사업가 루디아가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후 가족 구원을 이루었다. 루디아는 흔쾌히 바울 일행을 자신의 집으로 강권하여 모셨고, 기도 처소로 삼았던 루디아의 집이 훗날 빌립보 교회의 모체가 되었고, 유럽 선교의 교두보가 되었던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예루살렘 (Evangelism 0)
-유다 (E1)
-사마리아(E2)
-땅끝(E3)까지
확산되는 데 루디아의 신앙과 그의 선교적 협력은 마치 펌프의 마중물처럼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것이다.
(도시빈민 구제와 선교 참여: 703-622-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