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이슬람 당국이 한 기독교 단체의 성경책을 압수했고 그 이유가 성경책이 '알라'라는 단어를 '하나님'을 일컫는 데에 사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지며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지난 해 10월 단어 '알라'는 무슬림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현지어인 말레이어로 인쇄되는 가톨릭 신문이 '알라'를 사용해 온 데 대해서 소송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판결은 이 단어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한 앞선 판결을 뒤엎었다.
이러한 판결은 말레이시아 내 종교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 가운데 지난 2일(현지시간) 셀란고르 주 이슬람 당국이 말레이시아 성서공회로부터 '알라'를 사용한 말레이어 성경책 300권 이상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성서공회 측은 "그들은 우리가 비무슬림은 '알라'를 사용할 수 없게 한 셀란고르 주의 법을 위반했고 이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셀란고르 주에는 농촌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해 온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으며, 이들은 고향에서 '알라'라는 단어를 '하나님'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셀란고르 주 정당인 UMNO(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는 오는 5일 지역 교회들에서 기독교인들의 '알라' 사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지역 전문가는 '알라' 사용을 둘러싼 최근의 현상은 법조계와 정치 지도층에서 이슬람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세력이 보다 강력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