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18일 북한 내 모든 정치범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컨센서스)로 채택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합의로 채택된 것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번째이며, 북한과 중국, 벨라루스는 표결 과정에 불참했다. 결의안이 표결 없이 채택됐다는 것은 북한의 인권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유엔은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해 왔다.
유엔은 이날 오후 제68차 총회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결의안’을 확정했다. 결의안은 “북한 주민들의 시민·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대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모든 정치범의 조건없는 즉각 석방 △강제북송된 탈북민에 대한 처우 개선과 인권상황 공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북한에서 고문과 불법 구금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양심과 표현의 자유는 물론 법치주의가 존재하지 않아 공개처형 등이 계속되고 있고, 연좌제나 여성·어린이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탈북민 강제송환 금지, 이산가족 상봉 재개 희망 등도 포함됐다.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 결의로 ‘유엔 북한인권사실조사위원회’가 설립된 것을 환영하고, 북한 당국이 위원회의 방북 조사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장성택 사형은 기본적으로 인권 문제”라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하고 국민 생활 개선에 집중해야 하며, 유엔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측 대표는 이번 결의안에 대해 ‘적대세력에 의한 날조’라고 비난했다.
유엔총회는 이날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도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규탄 결의안을 193개 회원국 가운데 127개국(65.8%)의 찬성(반대 13표, 기권 47표)으로 통과시켰다. 이란에 대해서도 인권탄압과 주민에 대한 가혹 처벌 등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