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 지도자가 서구를 포함한 자유세계에 중동 기독교인들의 현실에 보다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루이스 라파엘 1세 사코 바그다드 대주교는 최근 로마에서 열린 '기독교와 자유: 역사적 현대적 관점(Christianity and Freedom: Historical and Contemporary Perspectives)' 컨퍼런스에서 중동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피해 "목숨을 건 탈출(mortal exodus)"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그는 자유세계가 할 수 있는 일로 첫째는 "이슬람의 종교자유 관련 관점과 정책을 현대화하도록 돕는 것"과, 둘째는 "이슬람 국가들이 기독교 박해는 기독교인들에게 해를 입힐 뿐 아니라 자신들의 전체 사회에 해를 입히는 일임을 알게 하는 것"을 들었다.
대주교는 이 날 회의에서 이라크와 타 중동 국가들의 기독교의 상황에 대해서도 나눴다. 그는 "이라크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상황이 더 악화되기만 했다. 우리는 여전히 어떤 안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공격, 폭탄 테러, 납치, 살해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이래로 이라크에서는 1천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됐고, 62곳의 교회와 수도원들이 공격을 받았다. 또 10년여 동안 이라크를 떠난 기독교인의 수는 85만여 명에 달해, 1987년 120만 명에 달하던 이라크 기독교 인구가 현재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주교는 이러한 상황이 이웃 국가들인 이집트와 시리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1년 반 동안 이집트에서는 100곳 이상의 교회가 공격을 받았고, 시리아에서는 67곳의 교회가 피해를 입고 4만5천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나라 밖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대주교는 "자유세계는 중동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공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종교적 극단주의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매우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종교적 폭력 역시 증가일로에 있다"며 "이는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가진 사람들의 공동체들과 그들의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 중동 사회의 기본 구조가 이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주교는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무정부 상황에 가까운 현재의 정국을 이용해 중동에서 기독교인들을 몰아내려고 하고 있다"며, "그들은 마치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계획에 장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세계에 다시 한 번 "이라크와 중동 국가들의 기독교인들이 당하고 있는 현실에 눈을 떠 달라"고 당부했다.
대주교는 "기독교인이 없는 중동은 문화와 사회의 기반이 바뀌게 될 것이고 다양성과 민주주의의 희망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아랍 세계의 중요한 일부인 기독교인들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