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기독교계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추모사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보수 기독교 지도자들 가운데서 오바마 대통령이 위대한 인권 지도자였던 만델라 전 대통령을 위한 추모사마저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남아공에서 거행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그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사를 전했다. 그러나 추모사 가운데는 현재 미국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간접적 언급도 섞여 있었다.
컨선드우먼포아메리카(Concerned Women For America)의 제니스 크라우즈 상임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은 또다시 통합보다는 분열을 꾀했다"며, "외국 정치 지도자의 추모사마저도 자신의 어젠다를 위해 이용됐다. 그는 모든 것을 선거 연설로 바꿔놓는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사 중 "마디바(만델라 전 대통령의 존칭)가 남긴 인종 화합의 유산을 기꺼이 포용하며 따르는 많은 이들이 있는 반면 만성적인 빈곤과 증가하는 불평등에 도전하는 약간의 개혁에도 거세게 저항하는 이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크라우즈 연구원은 "대통령은 다시 한번 '우리와 그들'이라는 수사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인종 화합에도 반대하는 이들이 되어버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으로 인해 감옥 가운데 있고, 외모와 종교로 인해서,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핍박을 당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패밀리리서치카운슬(Family Research Council)의 상임위원인 켄 블랙웰은 이 같은 발언은 "명백한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언급"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가 정말 동성결혼 정책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면 무모했다"며, "이는 위대한 한 인물을 기리는 추모식 자리에는 걸맞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블랙웰은 또 "인간의 양심은 정부가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며 만델라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아무리 폭압적인 정권도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양심을 빼앗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부디 하나님을 지금껏 없었던 거대한 정부로 대신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것임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