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송환 기도 모임을 인도하는 시애틀 퀘스트교회 조유진 목사
(Photo : 기독일보) 케네스 배 송환 기도 모임을 인도하는 시애틀 퀘스트교회 조유진 목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40) 선교사의 북한 억류 281일째를 맞아 지난 10일, 시애틀 퀘스트교회(담임 조유진 목사)에서 배 선교사의 무사 귀환을 위한 촛불 기도모임이 열렸다.

배 선교사의 여동생 테리 정 씨가 출석하는 퀘스트교회에는 배 선교사의 가족들을 비롯해 150여 명이 참석해 예배당 앞 테이블에 마련된 281개의 촛불에 불을 붙이며 배 선교사의 조속한 석방을 기도했다.

배 선교사의 가족에 따르면 배 선교사는 현재 건강악화로 노동교화소에서 "프랜드 하스피털" 이라는 외국인들을 위한 평양 소재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테리 정 씨는 "지난 금요일 평양을 방문한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오빠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병원으로 옮겨진 소식을 들었다"며 "당뇨와 심장질환, 허리통증 등 병세가 날로 깊어지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정 씨는 배 선교사의 귀환을 위해 www.change.org/freekennow에서 청원서를 작성해 줄 것과, 배 선교사에게 편지 보내는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 선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는 letterforkennethbae@gmail.com으로 하면 된다.

배 선교사의 가족들은 청원서 서명 인원 수를 바탕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 선교사의 특별사면 추진을 촉구하는 공식 청원을 낼 계획이다.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버지 배성서(70)씨와 어머니 배명희(67)씨
(Photo : 기독일보) 북한에 억류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버지 배성서(70) 씨와 어머니 배명희(67) 씨
배 선교사를 조속한 석방을 위해 기도하는 테리 정씨의 가족
(Photo : 기독일보) 배 선교사를 조속한 석방을 위해 기도하는 테리 정 씨의 가족

본국 예수 전도단을 설립하고 오랫동안 북한선교에 힘써온 오대원 목사는 이날 기도회에서 시편 23장 4절(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말씀으로 설교했다.

오대원 목사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우리의 환란은 골짜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를 통과하는 과정이 된다"며 "하나님께서 배 선교사를 풀려나게 하실 것이며, 배 선교사 역시 정금과 같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오 목사는 이어 "케네스 배 선교사는 북한 사람을 사랑했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길 바랐던 평화의 사람이었다"며 북한이 배 선교사의 송환절차를 밟아 줄 것과, 미국 정부가 배 선교사의 석방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킹-TV, 코모-TV, 시애틀타임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류언론사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배 선교사의 석방에 미국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2009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났던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 씨 역시 배 선교사의 송환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뉴욕에서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배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9개월을 넘어서면서 미국 정부의 추가적 외교 활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배 선교사의 신병처리를 문제로 대가를 요구하거나 정치선전에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자국 내 시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을 보여 온 미국 정부로서는 상황을 계속 관망하고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방북 인사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총괄하는 로버트 킹 대북 인권특사를 포함해 지난 2월 방북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농구 경기를 관람했던 프로농구(NBA) 선수출신 데니스 로드먼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기도회 참석자들은 배 선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고,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청원서를 작성했다.
(Photo : 기독일보) 이날 기도회 참석자들은 배 선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고,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청원서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