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소명

리처드 필립스 | 조계광 역 | 지평서원 | 272쪽

날이 갈수록 '여성성(女性性)'이 강조되는 시대다. 여성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총 인구의 절반에 다다랐고, 최근 신혼부부들 사이에는 여아(女兒) 선호사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고, '아빠'들에게는 '엄마 없이 자녀들과 여행을 떠나는' 친근함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자의 소명(지평서원)>은 성경에서 가르치는 강하고 확신에 찬 '기독교적 남성성(男性性)' 회복을 촉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최근 남성들에게 있는 '여성적 측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를 '어리석은 문화'라 진단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아버지가 없거나 자녀들과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면서, 남성성에 관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

복음사역자이며 미군 기갑부대 장교와 육군사관학교 교수 출신의 저자 리처드 필립스(Richard D. Phillips)는 "성경은 우리가 충실히 따라야 할 남자의 소명을 제시한다"며 "하나님께서 나를 창조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하실 때 어떤 남자가 되기를 바라셨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창세기 1-2장을 통해 성경은 남성을 '주인이자 종'으로 부르셨고, 남성이 되는 방법을 '일하고 지키는 것'이라 말한다. 구체적으로 남편으로서는 영적·감정적 차원에서 아내를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고, 아버지로서는 자녀들의 마음을 가꾸고 돌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독교인 남성은 경작하고 세우고 양육해야 할 뿐 아니라 사람들과 사물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그래야 경작하고 기른 열매를 잘 보존할 수 있다."

이후에는 이러한 '남자의 소명'을 삶과 사역(일터·가정·교회)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독교인이라면, 노동과 자아, 관계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우리의 행동과 성품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사용돼야 하고, 특히 남성들은 '진정한 지도자'가 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 표본은 '인도하고(일하다) 보호하며(지키다) 보살피는(일하고 지키다), 자신을 희생하는' 목자(牧者)이다.

평범할 수 있지만, 근면한 일꾼이자 충실하고도 자상한 남편과 아버지가 돼야 한다는 저자의 '남성상'은 분명 세상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성경이 말하는 '남자의 소명'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외에 진실한 우정,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남자의 소명이야말로, 타락한 세상에서 그분의 영광을 위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남성이 있어야 여성이 아름다워지고, 여성이 있어야 남성이 빛을 발하는 법, 그래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