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이 26일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고 규정한 결혼보호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미주 교계와 한국교계에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혼보호법이 위헌으로 판결됐지만 결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워싱턴 주의 시애틀기독교회연합회 회장 천우석 목사는 "우리가 사는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져 축복과 번영을 이뤄왔으나, 금번 결혼보호법 위헌 판결 등 요즘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초가 된 법이 무너지고, 사람의 생각과 명분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천 회장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법이 무너지는 이 시대에, 예레미아가 성전을 건축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우리의 신앙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성윤리 타락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라 영적인 싸움임을 기억하며, 모두가 기도하고 크리스천으로서의 신앙관을 바르게 무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프로포지션8 판결의 직접적 영향권 안에 있는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기독교교회협의회 민경엽 회장은 "심히 우려스럽다. 교계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교회들이 연합하고 크리스천들이 하나되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류도형 회장은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또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으니 돕는 베필을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이며 옳은 것이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결코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도형 회장은 "연방대법원은 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대 결혼보호법을 위헌으로 판결했지만 우리는 세상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선교적으로 교회는 동성애자를 품고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교회가 동성결혼 자체를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는 성경적으로 분명 잘못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도형 회장은 " 한인교계 내에서 일부지만 동성애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아직 임원회의를 해봐야 최종 결정이 되겠지만 '성경이 동성결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으며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교협 차원에서 한인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믿는 자들에게는 동성애에 빠지지 않는 길을,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동성애에 빠져 있는 자들에게는 새롭게 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국교계와 한국교계의 반응 역시 다르지 않다. 유명한 기독교 저술가이자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인 러셀 무어 박사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는 여전히 살아 계시며 온 우주를 그의 왕국으로 부르고 계시기 때문이다. 결혼 문화에 무슨 변화가 생기건 예수는 여전히 참된 주님이시다. 오히려 복음은 주변의 문화와 심한 충돌을 겪을 때 더욱 번성했다. 1세기 경 에베소나 빌립보, 고린도나 로마와 같은 곳에서 복음이 폭발적으로 전파된 이유도 그것이었다"고 칼럼을 발표했다.
무어 박사는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가 결혼을 통해 이루라 하신 일들을 하면 된다. 어둠의 세상 속에서 서로를 빛으로 섬기는 일이다. 21세기에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혼만을 고집한다면 주변에선 우리를 '아주 괴상한 사람'으로 보겠지만 사실 '십자가에 처형당한 온 우주의 통치자'나 '우리같은 죄인을 용서하신 사랑'보다 더 기이한 일이 있겠는가? 그런 괴상히 여김을 받아들이라. 도덕적 다수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박위근 목사, 이하 한교연)도 "판결에 대해 우려하며 유감을 표한다. 동성결혼한 사람의 법적인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게 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결정임에 틀림없다. 성소수자의 인권과 동성애의 법적 허용은 전혀 별개의 사안임을 인식해야 한다. 동성애와 동성결혼은 성경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역시 "미국 연방대법원이 결혼보호법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내렸다. 즉 '결혼은 이성간 결합이라'는 규정을 깬 것이다. 씻지 못할 오판을 하였다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은 윤리도덕적인 면에서 후진국으로 추락하는 미국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 동성애를 정상으로 가르치게 하며, 그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정상이 아니라고 교육하는 것을 제한하고 처벌하려는 것은, 개인의 '성적 취향' 못지 않게 국민 전체에 심대한 후유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성경적인 가르침으로 보면 동성애는 분명히 죄이다. 치유 받아야 할 사안이지, 법을 제정하여 보호받아야 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