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입니다.” 어느 원로목사가 은퇴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다.

“한 번 목사는 죽을 때까지 목사이고, 목사는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복음을 전하다가 가는 것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지역 원로목회자들의 가슴에는 온정이 스친다. 이민 1세대로서 혈혈단신의 몸으로 고국을 떠나 도미해 믿음으로 교회를 개척했던 어제의 ‘복음의 용사들’이다.

그러한 원로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지역교회들이 있어 훈훈한 정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이다.

전통적으로 남가주 일원 교회들은 지역 한인기독교 원로목회자 부부들을 초청해 지역교회와 조국과 미국을 위해, 세계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하고 예배를 드려왔다. 예배 때 나온 헌금을 모아 선교회를 돕기도 한다. 매달 생일을 맞은 회원들에게는 생일축하 노래와 함께 선물을 증정한다. 내가 낳은 자식에게도 못듣는 ‘생일축하 노래’를 듣는 원로목회자들의 얼굴에 띤 옅은 미소가 수줍기만 하다. 한 목회자 부부는 연신 눈물을 그렁거린다. 매번 드리는 예배는 그래서 순서도 많고 시간도 좀 걸리는 편이다. 그래도 원로목회자들의 얼굴에선 불평하는 기색을 보기가 힘들다.

최근 남가주 2개 교회가 지역 원로목사회 목회자 부부를 초청해 이 같은 장을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드림연합감리교회(이성현 목사)와 6월 6일 인랜드교회(박신철 목사)에서다. 담임 목사와 제직들, 그리고 권사들은 저마다 부모님을 모시듯 기쁨으로 영접하고 정성껏 섬겼다. 골 2장 6-7절을 본문으로 ‘뿌리깊은 나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성현 목사는 “최근 안식년을 맞아 한국을 찾아 자신의 뿌리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원로 목회자들의 영성은 대나무의 영성과도 같은 것”이라 했다.

그는 “대나무는 4년 동안 깊게 뿌리를 내리고 5년째부터 살아난다”면서 “고난과 역경을 인내해온 선배 목회자들의 영성이 뿌리가 돼 후배 목회자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꺽이지 않는 깊은 뿌리의 영성을 후배 들에게 전수해 달라”고도 했다.

또 지난 6일 고전 15장 10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의 은혜’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인랜드교회 박신철 목사는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며,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전하면서 “원로 목회자들의 수고와 희생이 헛되지 아니하고, 그 희생으로 오늘날 우리가 있다”면서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예배가 끝난 후 원로목회자들은 교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식사와 선물을 공궤받으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남가주원로목사회(회장 이기홍 목사)는 6월 20일(목) 11시 로스앤젤스한인침례교회(박성근 목사), 7월 11일(목) 11시 사랑의빛선교교회, 7월 25일(목) 11시 나성열린문교회(박헌성 목사)에서 차기예배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