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연방대법원

어제 26일 프로포지션8에 대한 심의에 이어 연방대법원은 27일 연방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심의했다. 

 

이번 결정에서 중요한 스윙보터 역할을 할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의 입에 언론과 대중이 주목하는 가운데 그는 "결혼의 문제는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의 소관"이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변론에서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계속 주장했으나 케네디 대법관을 설득하진 못했다. 그는 "연방제 시스템 안에서 결혼에 대한 결정권은 주정부에 속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법관들 다수는 역사상 최대의 난제가 될 수 있는 결혼의 정의 판결에 신중한 입장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입장도 그렇다. 그는 어제 변론에서 캘리포니아 주 법이 동성결혼자가 동거관계로 등록할 수 있도록 허락함을 지적하며 "이번 사건은 단지 결혼을 무엇으로 정의하는가의 문제다. 그런데 왜 그 정의를 바꾸려 하는가. 이것이 대법원에서 다룰 문제인가"라고 물었다. 

물론 반대 의견도 거세다. 룻 린즈버그 대법관은 "이 문제는 차별의 문제다. 한 쪽은 완전한 결혼을 한다면 또 다른 한 쪽은 탈지 우유(skim-milk) 같은 결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냐 소토마이어 대법관 역시 "뉴욕의 동성커플과 오클라호마의 이성커플은 모두 각자의 주에서 합법적으로 결혼했는데 연방법에서는 다르게 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9명의 대법관들이 구두변론을 마치며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보수측은 "법적 판단의 적합성"을 내세우고 있고 진보측은 "평등권"을 내세우고 대립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