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 교차된 버지니아 공대 졸업식

버지니아 공대의 졸업식이 11일, 채 가시지 않은 참사의 슬픔을 안은 채 블랙버그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생존한 학생들과 교수진들에게 오늘 졸업식은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대학 졸업 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의 감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축제가 되어야 할 졸업식에..."

이번 참사때 18살 딸 오스틴을 잃은 아버지이자 본교 교수이기도 한 브라이언 클로이드의 말이다.

클로이드 씨는 이번 졸업식에 딸을 대신해 명예학위서를 받게 됐다. 그는 "이것이 위로가 되겠지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더 필요하고 찾고있는 중이다" 라고 말한다.

또, 올해 공학과 4학년인 캐롤린 메리는 지난 번 참사의 기억으로 아직 죄책감에 시달리며,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이라며, 공학과 교수 리비우 리버레스쿠 교수가 조승희씨를 막으려 창문을 닫기 전에 그 문으로 빠져나왔던 자신을 자책했다.

그녀는 곧 친척이 살고 있는 시카고로 직장을 찾아 떠난다.

"졸업식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충분히 두렵다. 그러나 이런 감정들과 동반될 때는 더욱 그렇다"고 조승희씨의 전 룸메이트 였던 케런 그루월은 말한다.

"왜 그가 자신의 기숙사에서부터 총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기숙사 건물로 먼저 갔는 지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과학과 기계학과 학과장인 아이셜 퓨리 박사는 노리스 홀 사건 현장을 경찰이 봉쇄했을 때는 105명의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뻔 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델트(Delft) 공대의 전 교수진이 휴일을 반납하고 와 준데다가 접근 불가했던 연구실 컴퓨터를 대신해 컴퓨터 회사인 델(DELL)사에서 30대의 랩탑과 20개의 데스트 탑을 기부해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슬픔의 해라기 보다 넘치는 이웃사랑의 빚을 진 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정말 나를 절망으로 이끈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게했다"고 말하면서, 그는 "어떻게 친구이자 동료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겠나"는 말을 남기기도 해 잃은 두명의 교수진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안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