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15일(현지시간) 성모승천일을 맞아 동성결혼과 안락사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가졌으나, 일부 교구는 이를 무시하는 등 파열음을 냈다.


16일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 인터넷판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한 프랑스 대부분의 가톨릭 교회는 15일 미사를 열어 프랑스 주교들이 성안한 동성결혼과 동성애 커플의 입양을 반대하는 내용의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날 0시에 시작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자정 미사에는 5천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했으며, 남서부 순례지인 루르드에서도 2만여명의 신도들이 기도문 낭독에 동참했다.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취임 후 동성 결혼과 안락사 허용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며 공개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의의 베르나르 포드뱅 대변인은 "가톨릭 교회는 우려스러운 사회 개혁에 대한 토론을 희망한다"고 말했고, 서부 라 로셸 교구의 베르나르 우세 주교는 "남녀의 결혼과 동성애자 2명의 결합을 혼동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주교들은 가톨릭 교계 차원의 이런 지침을 무시하고 기도문 낭독을 하지 않았으며, 신도들 사이에서도 가톨릭 교회의 정치 개입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고 한 언론은 전했다.


동성애자 인권단체들은 가톨릭 교회의 기도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난했으며 이 기도문을 조롱하는 영상물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인권단체도 등장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국민의 60% 이상이 동성 결혼에 찬성하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가 안락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에서는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며, 안락사는 네덜란드·룩셈부르크·벨기에 등에서 합법화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