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9일 기독교 박해로 불거진 전쟁이 시작되자 중국으로 피난 간 미얀마(혹은 버마) 카친족(Kachin)은 지금 갈 곳이 없다. 중국이 자국의 외교정책을 내세우며 받아주지 않자 이들은 중국 경계지점에 임시로 천막을 치고 산다. 50여개의 난민 캠프에 10만명이 자리를 잡았다. 현지 선교사에 따르면, 이들의 85%는 기독교인이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왼쪽부터)엄명희 목사, 정바울 선교사, 바비 모스 선교사.

국제 언론에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카친족 난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한인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이 9일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엄명희 목사(인터내셔널갈보리교회 북한선교 담당, 달라스중앙연합감리교회 북한선교 담당(연합사역)), 정바울 선교사(중국 티벳 선교사, COME 미션 소속), 바비 모스 선교사(태국 선교사, 노스버마크리스천미션 North Burma Christian Mission, 버마와 중국을 오가며 선교)가 참석했다.

탈북자이기도 한 엄명희 목사는 “3주 간 직접 가서 사역한 결과, 북한의 열악한 상황과 다를 바가 없었다”며 “북한은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지만, 굶어죽고 있는 그들을 위해 한인교회의 정성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바비 모스 선교사.
92년전 미얀마에 들어온 선교사 집안에서 자란 바비 모스 선교사는 “UN이 최근 허락을 받아 난민캠프로 들어왔지만 필요한 지원량에 비해 실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사람들은 굶어죽고 제대로 된 교육시설도 없는 상태”라며 도움을 당부했다. 모스 선교사는 기자회견 당일(9일)로 미얀마에 남겨진 어린이들을 위해 13일째 금식 중이었다.

모스 선교사는 “나는 버마 대나무 집에서 태어나, 1965년 불교의 박해를 받아 집이 타버리고 오랫동안 정글에서 부모님과 홈리스 생활을 했다”며 “가장 선진화된 나라인 미국 워싱턴이라는 수도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은 얼마나 많은 축복을 받았는가. 이민 올드타이머들은 분명 참혹했던 한국 전쟁을 겪었을 것이다. 우리는 결코 과거를 잊어선 안되며, 이 축복은 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티벳인을 섬기다 경계에 정착한 카친족을 알게 된 정바울 선교사는 “하루에 먹는 것이 소량의 밥 밖에 없다. 어른들은 다 전쟁터에 있고, 사탕 하나를 들고가면 수천명의 아이들이 몰려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열악하고 힘들어서 돕는데 한계를 느끼고 미국에 왔다”고 한인 교회 및 미국 사회의 관심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 선교사는 3일 후에 다시 카친족 난민캠프로 돌아가지만, 짧은 일정동안 미국 주요 언론에도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인교회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이들을 위한 중보 기도와 펀드레이징을 통한 물질 후원이 있다.

1967년 미얀마의 국교로 불교가 선언된 후 민족적, 종교적 이유로 지속적 탄압을 받아온 카친족은 150년 전 미얀마에 복음이 들어간 후 믿음을 이어왔던 부족으로 대다수 기독교인으로 구성돼 있다. 미얀마 현지 분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카친독립군은 정부군에서 빼앗은 무기, 지뢰 등으로 저항을 이어나가고 있고 미얀마 정부는 분리주의자 처단이라는 명분으로 카친족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원 문의) 엄명희 목사: 214-534-1508, uhm0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