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바마 대통령이 중요한 이민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왔다가 부모와 함께 불법 체류자가 된 자녀들에 관련된 정책이었습니다.비록 신분은 불법체류자이지만 어려서 미국의 교육을 받고 이제 성인이 되는 자녀들에게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신분을 주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번 총선에 맞물려서 진행되던 이민법 논쟁의 한 복판에 드림법안이 있었습니다. 어려서 미국에 온 불법체류자 자녀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주는 법안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지는 정당과 정파 간의 다툼으로 결국 법 제정이 무산되었습니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은 법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 령으로 추방 조치를 중단하는 조치였습니다. 거의 80만명이 그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드리머라고 불리는 불체자 자녀들은 새로운 이민법이 통과될 때까지 추방 조치 면제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16세에서 30세 사이로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고 있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드리머들 중에서 범죄 사실이 없는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일단 2년간 실시되는 조치이지만 2년 후에도 이민법 개정이 없으면 연장될 것입니다.

그 소식을 차 안에서 라디오로 듣고 즉시 몇몇 교우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신분이 불안한 교우들이 적지 않게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를 다니거나 졸업한 다 큰 자녀들을 가진 부모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은 대통령 선거 때문입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금년 초만 해도 대통령 선거에 상당한 여유를 가지고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최근 공화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지지도의 차이가 줄어 들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이민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종종 소수가 큰 결정을 만들게 됩니다. 특히 지지율의 차이가 한 자리 수 일때는 수백만 명 밖에 안되는 소수계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됩니다. 이번에도 이민자 사회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 몇 주간 전에도 여유있게 앞서 가던 현직 대통령이 한 자리 수로 격차가 줄어들면서 수십 만 명의 표가 중요해졌습니다.

미국의 소수계 중에서도 히스패닉계의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인들을 비롯한 많은 소수계들은 히스패닉계가 앞장서서 차려 놓은 밥상에 앉은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된 한 사람의 신자로서 우리는 끊임없이 거룩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정치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정치적인 영향력이 즉각 우리 곁에 있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한 가정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한빛지구촌교회 장세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