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아직 춥다고 느껴지는 것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맑은 공기에 둘러싸여 있는 시애틀의 6월이 좋습니다. 요즘은 졸업 시즌입니다. 인생의 한 장을 마감하고 새로운 일들을 향해 나가는 우리의 자녀들과 신학교 졸업을 마치고 하나님의 일을 전심을 다해 감당하기 원하는 예비 사역자들에게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주간은 저에게 아주 뜻깊은 주입니다. 저와 저의 아내가 결혼하지 25주년이 되는 날이 지난 주간에 있었습니다. 25년 전 저는 신학생이었고, 아내도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교회의 전도사일을 하였고, 아내는 대학원을 다니며 TA 를 하며 신혼 살림을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여 나가실지 모르고 살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한 순간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로 시작하고 25년이 지난 오늘 저희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두 아들이 이달에 대학교와 고등학교를 각각 졸업합니다. 두 아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교회를 좋아하고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고 든든한 재산입니다. 그 성장이 바로 형제와 함께한 공동체에서 이루어 졌다는 것이 또한 저의 큰 감사입니다.

지금 돌아보면 하루하루가 기적이었고 은혜였습니다. 은혜와 기적을 늘 누리며 살다보면 그것을 은혜라고 여기지 못하고 기적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은혜로 그 시간을 견디고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어려운 시간을 뚫고 지나 왔음에도 하나님은 빠지고 나의 공로만이 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가 위기이고 그 때가 하나님의 은혜가 멈추는 때입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자식이 부모를 고마워할 때 보람을 느끼고 더 좋은 것을 주기 위해 애쓰게 됩니다. 자기가 잘나서 이룬 것이라고 교만하게 굴면 주려고 하던 것도 더 이상 주고 싶지 않습니다. 자기가 혼자서 잘 한다고 하는데, 부모의 간섭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데, 억지로 주게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공로는 없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교회의 부흥과 성장도, 내 개인이 성취한 이 모든 것도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입니다.”라고 하나님 아버지 앞에 늘 고백하고 하나님을 구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가는 그 날까지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많은 것을 성취하고, 할 만큼 다 했다고 느껴질 때 더 하나님을 구하고 은혜를 간구합니다. 장차 올 그 하나님의 영광의 그날이 올 때 까지 형제와 저는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의 인도를 따라 갈 것을 다시 결단하며 영광의 그 날을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