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도 미연합감리교 총회(General Conference)에서는 “우리의 신학적 과제”(Our Theological Task)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들어가는 것을 통과시켰습니다. “미연합감리교 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전통적 교회일치를 추구하는 표어를 대환영한다, ‘본질에는 일치; 비본질에는 자유; 그리고 모든 일을 사랑으로’.”(In essentials, unity; in non-essentials, liberty; and, in all things, charity.) 이것은 또한 우리교회를 움직이는 기본원칙이기도 합니다. 보편적으로 요한 웨슬레가 사용했던 모토라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16세기 Rupertus Meldenius라는 신학자가 먼저 사용했다고 합니다.

20세기 후반기에 들어오면서 이 모토는 교회일치운동(ecumenical movement)에 참여하는 진보적인 크리스챤들이 교회일치운동을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의 ‘편협성’을 비판할 때 많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복음주의자들이 반박하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은 “중심”(center)을 무시하고 “주변”(circumference)적인 요소의 일치를 절대적 가치인양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주의자들은 복음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삼는 것이고 복음주의자들은 영혼의 구원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예수가 그리스도이심 예수의 존재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감리교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모토가 “모든 일을 사랑으로”이고 우리교회 올해 모토(motto)가 “사랑을 따라 구하고 신령한 것을 사모하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따라 구하고”라는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교회 바깥을 생각할 때는 진보주의자들의 입장을 선호하지만 교회 자체를 생각할 때는 복음주의자들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속 편한 입장일 수도 있지만 양쪽 진영 모두에게 비난 받을 수 있는 애매한 입장이기도 합니다.

복음주의자들의 입장을 선호하는 것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본질’(essential)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라는 고백입니다. 십자가의 구원과 부활의 생명입니다. 그리고 우리 믿음의 중심은 성경(Scripture)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여러 좋은 책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우리에게는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요 살리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진보주의자들의 입장을 선호하는 것은 우리 신앙 실천의 입장에서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보다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타 종교인들은 물론 믿지 않는 사람들의 인격을 존중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보수주의자들이 기독교역사에서 보여준 인종과 여성차별적이고 제국주의적 기독교문화 그리고 파괴적인 교만 때문에 세상을 변화하는 실천에 있어서는 진보주의자들의 접근방법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비본질에는 자유”이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교회 속에 고질적으로 뿌리 박혀있는 부질없는 보수성 때문에 얼마나 발전되지 못하고 있습니까? 비본질적인 것에는 진정 서로에게 자유를 인정해야 합니다. 주일예배에 성가대가 가운을 입을 것인지 아닐 것인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입니다. 헌금을 설교 이후에 하거나 예배당 들어오면서 하거나 신학적 의견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문제로는 교회가 깨질 필요가 없습니다. 아틀란타에도 오래 전 어느 교회에서 성만찬 할 때 작게 미리 잘라놓은 빵을 나눌 것인지 아니면 빵 통째 함께 뗄 것인지 문제 때문에 결국은 목회자가 떠나고 만 일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노릇은 대부분 교회의 문제는 비본질적인 문제를 절대적인 문제인양 다투다가 교회가 망가지는 것입니다.

정말 “모든 일에 사랑으로”입니다. 바울이 허구한날 당파싸움하는 고린도 교회에 호소한 외침이 바로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였습니다. 예수 사랑을 위해 예수 사랑 때문에 교회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 사랑을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질그릇 같은 도구일 뿐입니다. 예수의 사랑은 결국 십자가 은혜의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이 은혜가 나를 참된 나 되게 너를 참된 하나님이 사랑하는 천하보다 귀한 너 되게 하고 그리스도안에서 우리가 하나되게 합니다. “모든 일에 사랑으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