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의 슬픈 꽃이여, 그곳에서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 되어라.”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도회가 27일 오후 10시 순복음노원교회에서 개최됐다. 최근 한국교회 내에 버지니아 참사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도회는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KICA),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미국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성시화운동본부, 한일기독의원연맹 등 평신도 단체들이 주축이 돼 진행된 것이다.

이날 추모기도회에는 전용태 장로(성시화운동본부 대표), 이광선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이용규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권오성 목사(KNCC 총무), 정근모 장로(국가조찬기도회장), 임동진 목사(극단예맥대표), 박종대 목사(남가주교협 회장), 장헌일 장로(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 김영진 장로(한일기독의원연맹 한국대표회장), 도이 류이치 목사(한일기독의원연맹 일본대표회장), 이협 집사(한일기독의원연맹 집행위원·민주당 부대표), 최성 의원(한일기독의원연맹 집행위원) 등 교계지도자들과 한일 양국 의원들이 참석해 애도를 표명했다.

이날 순서자들은 강단에 마련된 32명의 희생자 사진 앞에 놓인 촛불에 하나씩 불을 붙이는 것으로 추모기도회를 시작했다. 추모사와 추모시가 낭독될 때는 숙연한 분위기에 참석한 성도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성우 시인(한일기독의원연맹 집행위원)은 ‘추모의 시’ 에서 “한 순간에 그대들을 보내고 오늘 살아남은 사람들, 살아서도 산 것 같지도 않으리”라며 “사람의 손으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랑만 가득한 곳에서 그대들은 눈부신 꽃잎으로 피어나라”고 추모했다.

이용규 목사는 추모사에서 “사랑을 받은 날보다 사랑을 할 날과 받을 날들이 더 많았기에 떠나 보내는 마음이 아린다”며 “슬픔과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희생자들이 하나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안을 누리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권오성 목사는 “꿈이 있는 젊은이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고 추모했고 정근모 장로는 “우리가 이웃을 돌아보며 내 몸과 같이 사랑하자”고 말했다.

이날 ‘십자가의 예수를 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광선 목사는 “버지니아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비극적 사건”이라며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아들인 예수님을 잃으신 하나님의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기도를 맡았던 도이 류이치 의원은 “32명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긴다. 우리의 절실한 마음을 들어달라”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와 참회의 선언’을 발표, “창조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도하며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 선언에서 참석자들은 “누구보다도 큰 슬픔에 빠져 있는 희생자 가족과 미국 국민들의 아픔과 슬픔을 나의 아픔과 슬픔으로 여기며 깊이 동참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자세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과 상처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망’과 ‘보복’보다는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한 희생자 가족과 미국 국민들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이를 통해 희생자 가족과 미국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 인류에 깊이 패인 상처가 하루빨리 회복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김영진 장로는 “미국에서 이 사건이 한국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우리의 문화와 정서로는 이 문제가 너무도 가슴 아픈 우리의 문제”라며 “애통한 심정이 다 되기까지 추모를 계속하겠다. 아울러 교회가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는 역할을 감당하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