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경찰이 많은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911에 해당하는 112 서비스 때문입니다.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젊은 여성이 범인이 잠시 나간 사이에 경찰에 전화해서 신고했습니다. 상당히 자세히 감금되어 있는 위치를 알려 주었습니다. 전화하는 동안에 범인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습니다. 그 후 전화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살려달라는 소리, 다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습니다. 결국 그 여성은 살해 되었고 수십개의 토막으로 잘려서 버려졌습니다.

전화를 받는 경찰은 어처구니없는 질문들을 했고, 전문직 답지 않은 서툰 대응을 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전화가 켜져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싸우는 소리, 살려달라는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들리는데도 112 상황실에 있던 경찰들은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부부싸움인 것 같다”는 말만 하면서 듣고만 있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보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경찰을 질타했습니다. 특히 한국 경찰이 그 동안 검찰 측과 밀고 당기면서 검찰의 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귄한을 달라고 투쟁하던 모습을 보았기에 국민의 분노는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결국 경찰청장은 죽은 여성의 가족을 만난 후 책임을 지고 사임했습니다.

경찰의 본분이 무엇입니까? 본분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본분이란 경찰을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임무입니다. 경찰이 그 임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경찰이 필요없게 되는 임무입니다. 경찰의 임무는 시민의 안전입니다. 경찰의 임무는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의무는 생명과 재산에 즉각적인 위협이 가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할 일 없이 보초 서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임하는 위협은 예고하지 않고 닥칩니다. 때로는 무작위로 시도 때도 없이 닥치는 위협입니다. 경찰의 본분인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협이 닥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최대의 역량을 동원해서 지켜 줘야 합니다.

이번에 벌어진 끔찍한 불행은 경찰이 본분을 망각해서 생긴 일입니다. 제도와 절차의 일부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고 경찰 전체가 본분을 망각한 것입니다. 검찰과 밀고 댕기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 언론에 오르내렸던 경찰청장부터, 비명 소리를 들으면서도 부부 싸움인 것 같다고 한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본분을 잊어 버린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경호를 맡은 초 특급 엘리트 경호팀이 외국에 나가 경호 업무를 수행하면서 성매매를 한 일이 알려 졌습니다. 특히 매니저와 수퍼바이저에 해당하는 고위직 팀원들까지 연루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적인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둘러 댔지만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결국 관련된 공무원들에게 인사조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경호의 본문은 대통령의 안전이지만 그 본분은 그에 맞는 명예와 함께 옵니다. 경호팀의 성매매로 대통령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일은 없었지만 그 행위는 본분에 어울리는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인생은 본분과 명예에 충실한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