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방대하다. 그래서 어렵고 따분할 것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 성경은 어렵고, 그래서 따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은 복잡한 논리를 담은 과학책도, 고도의 사색이 필요한 철학책도 아니다. 구원의 역사이자 하나의 ‘이야기’(story)다. 예수님의 말씀은 온통 이야기 뿐이다. 결코 어렵기만 한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왜 어렵다고 느끼는 걸까. 이야기를 이야기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도 그것을 조리있게 구성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지 못하면 듣는 사람은 재미있어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 본질을 이해하고 풍부한 언어와 재치로 전한다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이목을 집중한다. 신간 <약속과 구원>(평단)이 바로 그러한 책이다.

두 권으로 나뉜 이 책은 성경 창세기부터 여호수아, 곧 창조에서 가나안 정복까지의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이 책이 ‘주석’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이야기’에 있다. 저자는 성경의 각 절을 기계적으로 해석하기보다 ‘구원사’라는 전체의 시각에서 각 장과 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복음설교가인 저자 S.G. 더흐라프는 “이 책은 개요를 외워서 그대로 ‘말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며 “그러한 가르침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개요는 지도와 설명을 담은 여행안내서처럼, 성경 이야기에 담김 다양한 요소들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이 책은 성경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역자(스데반 황)는 “이 책은 이미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준 책이다. 역자는 이 책을 읽으며 이만한 책이 기독교 역사 가운데 나오기 쉽지 않다고 늘 생각했다”며 “역자는 주 예수 그리스도 중심 신학을 평생 가지고 살아왔다. 그 원인이 바로 이 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신속하게 번역을 마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번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새 성경을 찾으며 번역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그렇게 그 동안 발견하지 못한 상당히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성경이 하나의 그림과 사건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체험했다. 이에 역자는 독자들에게 반드시 성경을 옆에 두고 직접 성경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읽기를 꼭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역자는 “21세기에 들어와 교회는 이제 다시 복음을 잃어가며 배도를 향하고 있다. 그 뚜렷한 증거가 바로 관상기도와 이머징 교회, 그리고 종교 다원화 운동”이라며 “앞으로 배교의 속도는 뉴에이지의 보편화와 함께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이 한국교회를 위해 출판되는 것은 하나님이 여전히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