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기독교사회책임 탈북동포회 주최 제173차 선진중국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호소집회가 29일 오후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개최됐다.

크리스천 탈북자들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 기도회에서 자신을 홀대하고 핍박하며, 자신의 형제·자매들에게 강제노역과 인신매매, 강제북송 등으로 고통을 안겼던 중국을 향해 오히려 사랑의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탈북자들 외에도 지나가던 시민들과 외국인,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김규호 목사(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는 “탈북자들은 북한의 국경을 넘어서는 순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헌법의 정신”이라며 “이들이 강제북송되면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우리가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현재 중국에는 10-30만명의 탈북자들이 있고, 이들 중 매주 150-300명 정도가 공안에 체포돼 강제송환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체포된 탈북자들 90여명의 강제송환을 앞두고 이들이 제3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중국이 전세계 가운데 존경받는 선진 일류국가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최근 수감된 90여명의 탈북자들을 강제북송을 중지해 달라 △일부 중국 국민들에 의해 자행되는 탈북자 강제노역과 탈북여성 인신매매 및 성노예화 방지에 적극 나서달라 △탈북자2세와 고아들을 위한 법적 지위 확보와 교육 및 의료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 달라 △탈북자들을 돕다가 감금된 오영선 씨 등 북한인권운동가들의 조속한 석방과 감옥에서 비인도적 처사를 막아달라 △중국 내 한국대사관에서 2년 이상 한국으로 오지 못한 탈북자들을 보내달라 등을 호소했다.

▲한 시민이 9일째 단식중인 박선영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이대웅 기자
이 자리에는 전여옥 의원(새누리당)도 참석해 발언했다. 가톨릭 신도로 자신을 소개한 전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신부님과 수녀님들, 특히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이 보이질 않는데, 탈북자 문제만큼 정의를 구현해야 하는 문제가 어디 있느냐”며 “혹자는 탈북자 문제를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이라시는데,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내정간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국회의원을 300명 뽑기로 했는데, 여기서 9일째 단식 중이신 박선영 의원님을 빼고는 다들 어디 계시느냐”며 “미국 하원에서는 탈북자 문제로 긴급 청문회를 개최하고, 유럽의 좌파들은 탈북자 인권문제에 관심을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진보는…”이라고 한탄했다.

이들은 3월부터 매일 저녁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대사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서명운동이 병행되고 있다.

온라인상의 탈북자 구명운동은 더욱 활발하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 운동은 마치 ‘아랍의 봄’ 당시처럼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Save My Friend’ 라는 구호 아래 ‘change.org’ 사이트에서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청원운동에는 전세계 100여개국 15만명 이상이 동참하면서 탈북자 인권문제가 전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당신의 30초가 30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Your 30 seconds could save 30 lives)’는 슬로건 아래 이번 30여명 탈북자 체포 및 강제북송 문제는 정치를 떠나 순수한 인권문제로 부각되면서 유명 연예인들과 작가 이외수 등 진보적 입장을 보이던 파워 트위터리안들까지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