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권 목사
뉴욕 플로랄 파크에 위치한 열방교회(담임 안혜권 목사)는 2년 전부터 아이티 선교에 집중하고 있다.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장을 방문했을 때 만성적인 식량문제와 문화적 혜택 전무하다시피한 아이티 땅을 살리고자 계획을 세웠다. 열방교회 선교팀은 지난 13일 아이티로 제8차 단기선교를 떠났다. 모두 자비량으로 참여하는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한국의 기아대책기구팀과 합류해 현지의 선교센터 공사현장을 도울 예정이다. 문짝과 학교 의자와 책상을 만드는 사역에 집중하고 현지에서 붕어빵을 나눠주며 배고픈 이들을 돌보는 것이 우선적 목표다.

열방교회의는 선교를 목회와 분리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선교가 한 교회에서만 감당하기는 힘든 사역이기에 5년 전 ANV(All Nations Vision)이라는 NGO단체를 세워 이곳을 통해 해외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회 재정도 열방교회와 ANV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NGO를 통해 열방교회 성도 외의 다른 개인과 단체들과 협력해 보다 효과적인 선교를 펼치고 있는 열방교회의 사역을 조명해 본다.

NGO 분리를 통한 선교활동 역량 결집 효과

열방교회 안혜권 목사는 “선교는 교회 혼자 힘으로 하기는 벅차다”고 말했다. 선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개교회의 역량으로는 한계를 느껴 NGO를 설립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교회의 운영과 유지에 사용되는 재정이 정해져 있기에 해외선교 등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에 개교회로는 부족함을 느껴 NGO를 통한 선교 역량 결집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선교를 교회 안에 두지 않고 교회 밖에 둔다는 것은 이민교회 안에서도 새로운 시도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효과적인 채널로 ANV를 두고 현재까지 활발한 해외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돕기 및 카메룬 사역, 아이티 사역 등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사역은 모두 ANV를 통해서 추진했다. 2007년 세운 ANV를 통해 현재 열방교회의 선교사역은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티 난민촌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ANV는 현재 UN 가입도 추진 중에 있다. 연방정부에 가입돼 있는 ANV는 올해 UN가입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선교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치안이 취약한 선교지에서는 UN군의 협력을 받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UN수송기 등 일반 선교단체로는 쉽게 사용할 수 없는 UN물자가 동원되기 때문에 선교활동에 더욱 탄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열방교회 선교를 대표하는 ‘붕어빵 사역’

열방교회는 다방면으로 해외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카메룬에는 지난 2005년부터 선교활동을 시작해 현지에 선교센터 건립을 완공했다. 또 동남아시아인 인도네시아는 유일한 기독교 종합대학인 UKCW를 지원하는 사역으로 선교하고 있다. 재학생 수 700여 명에 교직원 수 47여 명인 이 대학은 재정난으로 문을 닫기 직전에 한국 중소기업 기독교인들이 인수했고 이곳의 교수 월급의 일부분을 열방교회가 매월 돕고 있다.

최근 들어 열방교회는 아이티 사역에 주력하고 있다. 주로 ANV를 통해 이뤄지는 이 아이티 선교에 있어 붕어빵 사역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열방교회는 지난 2010년 한국에서 직접 붕어빵 기계를 들여와 아이티로 보내 붕어빵을 현지 어린이들에게 나눠줬다. 진흙 쿠키로 연명하는 아이티 어린이를 돕기 위해 가져온 이 붕어빵 기계로 인해 처음에는 낯설던 붕어빵이 이제는 현지 최고 인기 간식이 됐다. 집을 잃은 난민들은 지금도 텐트생활을 하면서 하루 하루 먹거리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붕어빵 기계는 마을과 고아원의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아이티 대지진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된 어린이들을 위한 고아원 사역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ANV는 현지의 소망고아원을 책임지게 됐고 그곳으로 음식과 의복 등 필요한 생필품들을 구입하기 위한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또 건축사역을 통해 무너진 학교와 교회를 건축하는 사역에도 힘을 쏟고 있다. 건축사역은 열방교회 남선교회를 중심으로 건축 전문가들이 모여 진행되는데 ANV를 통해 더 큰 힘을 모아 효과적으로 무너진 학교와 교회를 재건하고 있다. 학교 안에 필요한 책상과 의자를 만드는 사역도 함께 진행 중이다.

13일 아이티로 출국한 단기선교팀은 붕어빵 사역, 고아원 사역, 건축사역을 펼치면서 동시에 한의사인 열방교회 장로와 동행해 현지인과 NGO대원들을 치료하는 사역도 병행한다.

ANV는 오는 7월 말~8월 초 연합팀을 만들어 아이티 현지를 방문한다. 비교적 큰 규모의 현지 방문팀이 구성될 예정으로 아이티 현지 목회자를 훈련시키는 팀과 건축 팀, 어린이 성경학교 팀, 문화공연팀 등 4개~5개 팀이 구성되며 오는 3월부터 모집을 시작한다. 이 같은 활동도 ANV라는 NGO를 교회 밖에 둠으로써 가능해졌다.
▲아이티 현지의 신학교 건물 건축 현장

“뉴욕은 중남미 선교와 아이티 선교의 교두부”

안혜권 목사는 이민교회의 목회 자체도 선교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안혜권 목사는 “한국의 이민교회는 흩어진 교회다. 흩어진 그 곳에서 펼치는 목회도 선교”라며 “그 곳에서 이민자들을 예수님의 제자삼고 그곳에서 세례를 주고 말씀을 가르치고 행하게 하는 것 자체가 선교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혜권 목사는 특별히 뉴욕의 이민교회는 현지 한인들만이 아닌 중남미와 아프리카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은 남미와 아프리카 영어권과 근거리에 있고 반드시 뉴욕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 있는 만큼 선교의 교두부로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혜권 목사는 “선교사들이 아이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뉴욕을 거쳐야 하는데 선교사들이 묵을 곳을 도와주고 그들의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는 일들을 많이 해 왔다”며 “특히 뉴욕의 지리적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남미에 쉽게 오갈 수 있다. 교회가 뉴욕에 자리하고 있는 한 아프리카와 남미선교를 도울 수 있는 한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