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핑: 10개의 재앙>은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나오는 10재앙을 소재로 한 영화다.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캐서린 윈터(힐러리 스웽크 분)는 한 때는 선교 활동을 할 만큼 독실한 믿음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선교지에서 어린 딸과 남편을 비참하게 잃은 그녀는 회의를 느끼며 교회를 떠나게 된다. 그 후 대학교수가 된 그녀는 기도가 아니라 과학에서 기적의 해답을 찾기 시작하며, 기적이 일어난 현장을 다니며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전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헤이븐이라는 외딴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성경의 10재앙을 연상시키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캐서린과 그녀의 동료 벤(이드리스 엘바 분)은 이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 도중에도 가축들이 떼죽음 당하며 메뚜기 떼들이 덮치고 하늘에서 불덩이들이 떨어지는 등 사건이 그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수수께끼의 소녀 로렌(안나소피아 롭 분)이 하늘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라며 로렌을 악의 화신으로 몰아간다. 캐서린은 이런 로렌이 측은하기만 하다. 그녀는 과학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조사를 계속할수록 과학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점점 마을 사람들과 같이 로렌을 악의 화신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곳에서 벌어지는 괴이하고 초자연적인 사건들을 주제로 한 공포영화다. 단지 피가 튀는 끔찍한 장면으로 공포를 주기보다는 성경의 10재앙을 소재로 영화의 분위기 자체를 공포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 또 과학과 종교라는 상반되는 대상의 갈등을 다뤄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먼저 출애굽기에 나오는 10재앙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극적인 분위기와 자극적이고 비주얼한 효과를 주는 데에 그쳐, 비기독교인들에게 성경의 사건에 대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하나님과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영화 곳곳에 반기독교적인 상징이나 분위기들이 다분하다. 이 영화는 사실과 허구 그리고 신앙 등 다각적인 시각에서 메시지를 주려고 했지만 결국 교회 집단 내에서 종교의 힘이 왜곡되고 과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또한 초자연적인 현상과 기적을 조사하는 회의론자와 과학자들을 모델로 하고 있다. 실제로 제작 과정에서 이런 현상과 기적에 대해 부정하는 회의론자, 과학자들을 만나 보기도 했다.

10재앙을 소재로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이 영화는 스티븐 홉킨스 감독과 조엘 실버, 로버트 저메키스 제작으로 19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