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전세계 이민자들이 모인 나라이며,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입니다. 누구든 기회를 갖고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퀸즈 지역의 일자리는 앞으로 더 많이 창출될 것이며 쇼핑몰, 주거지 역시 개발될 것입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퀸즈를 방문해 한인들과 현안에 대해 대화했다. 2002년 첫 임기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이다. 10월 26일 오후 5시 30분 플러싱 도서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은 케빈 김(맨해튼 커뮤니티보드5 위원, KACF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모임에는 뉴욕가정상담소, 뉴욕한인변호사협회, 민권센터, 뉴욕한인교사협회 등 다양한 한인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질문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물론 뉴욕시 각 부처 국장들은 답변을 이어나갔다.
가장 먼저 대두된 질문은 한국인의 음식 '김치'에 관한 것이었다. 뉴욕한인회 제이 유씨는 "인스펙션으로 인해 낮은 등급을 받는 것에 대해 한인 음식점의 원성이 높다"며 "그 중에서도 김치 저장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유산균 발효를 위해 상온에서 일정 기간 저장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뉴욕시 규정은 식자재와 음식의 냉장보관만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국 엘리엇 마르쿠스는 "음식은 실온에 보관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김치 먹고 죽었다는 사람 있었냐"며 "다양성 속에서 법규를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며 "김치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토록 하겠다"며 규정 완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뉴욕청과인협회 윤병화 수석부회장은 한인 상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상점 근처의 노점상에 대해 지적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노점상은 저소득층 지역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면허를 발급하게 된 것"이라며 "상점 앞 노점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앞으로 이를 발견하면 311로 신고해달라. 그래도 해결이 어려우면 사무실로 연락해달라"고 덧붙였다.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이종식 회장은 "경제 위기로 인해 소규모 상인들이 문을 닫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대한 뉴욕시의 대책을 요구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각종 퍼밋을 최소화하고 소규모 상인들에게는 낮은 세금을 책정하려고 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스몰비지니스 서비스 로버트 월시 위원은 "올해 900개 회사에 250억 달러를 대출해줬다"며 스몰비지니스 대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목적에 부합하도록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업체에게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한인변호사협회 조 김은 한인 판사가 유독 적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판사 임용은 추천을 받아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성과 나이, 출신에 관계 없이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든 판사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분 문제가 있는 이들을 위해 더 노력해줄 수 없는가"라는 미주한인청소년재단 고상희 대표의 질문에 대해서는 "신분 문제에 관한 것은 연방 정부 차원의 문제지 뉴욕시 차원에서는 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시설 및 서비스 이용에 있어 한국어 지원을 받지 못해 불편을 겪는 것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문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인 이민자들의 정신 건강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욜란다 지멘즈 의원이 "관련 부서와 기관들이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신분과 언어의 차별 없이 누구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약물 및 알콜 중독, 폭력 등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이 신고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플러싱에 거주하고 있는 김화자 씨는 109경찰서에 한국인 인력을 보강해줄 것을 당부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노던블러버드 주차 금지 규정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한인 업주들의 호소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답변했다.
시간 관계상 받지 못한 질문은 카드를 통해 접수받고 추후 답변키로 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내년 KACF 10주년에 참석하겠다"며 모임을 마쳤다. 이번 미팅과 관련, KACF는 "시 정부에 한인 사회의 요구를 직접 전할 수 있었던 기회"라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인사회 목소리 커졌다...뉴욕시장과 첫 대화의 장
블룸버그 시장 “김치 먹고 죽은 사람 없다” 등 적극적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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