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비전교회의 김인기 목사가 한미장로교회에서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흥회를 인도한 후, 가정교회 세미나 “교회 그림 다시 그리기”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장로, 권사, 집사 등 제직들과 관심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김인기 목사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후, 이민 와 목회자로 소명을 받고 비블리컬신학교로 진학해 목회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1999년 PCUSA 소속 올랜도한인장로교회로 부임해 현재까지 목회하고 있다. 김 목사 부임 후, 이 교회는 171명에게 세례, 85명에게 유아세례를 베풀었고 61명이 입교하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 1999년에는 교회 이름을 비전교회로 바꾸며 새 성전을 지어 입당하기도 했으며 교단 소속 교회들 가운데 가장 성장하고 있는 교회로 꼽히고 있다. 이 교회는 이 지역에서 가정교회 시스템을 갖고 목회하는 대표적 교회다.

그는 먼저 짧게 말씀을 전했다. 마태복음 13장에 나온 천국의 비유에 관해 그는 “예수님은 천국을 늘 비유로 말씀하셨다. 천국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 세상에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죽어서 가는 천국이 아닌 지금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것은 믿음”이라며 “이 믿음은 볼품없는 겨자씨에서 큰 나무를 볼 줄 아는 것, 징그러운 번데기에서 아름다운 나비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이 오늘 뿌리는 작은 전도의 씨앗이 어떤 사람에겐 영혼을 구하는 큰 나무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바로 믿음이고 천국의 삶”이라고 정리했다. 메시지 후 세미나는 곧장 질의응답으로 들어갔다. 그 질문과 답을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시카고는 대형교회가 분열되며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교회의 주권과 신성이 부정되어 불신자들을 전도하는 문이 막혔다. 이 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교회는 어차피 세상 속에 있는 교회이므로 갈등과 분쟁, 시험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저는 오히려 교회가 분열되면 교회 개수가 많아지니 좋다고까지 본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들의 마음 안에 큰 상처가 남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들이 성령의 능력으로 상처를 치유받고 다시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복음을 전하고 인도해야 한다. 교회가 사랑으로 하나되고 그 사랑의 힘으로 세상에 복음을 전하길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불신자들이 교회에 안 오는 이유는 교회가 싸우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어차피 교회란 것에 관심이 없으며 자기가 교회에 오기 싫은 이유를 교회가 싸우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는 것 뿐이다. 그래도 만약 교회가 싸우기 때문에 안 간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교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므로 빨리 전도해야 할 것이다.

-노방전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노방전도를 하지 않는다. 왜냐면 더 좋은 전도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방전도가 나쁘다거나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 안에는 영혼 구원에 관한 절박함이 있으니 오히려 부럽기조차 하다.

우리 교회는 관계 전도를 한다. 관계를 통해 섬김과 사랑을 몸으로 보여 주면서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방법이다. 초대하고 먹이고 대화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초대에 응하지도 않고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사랑과 섬김을 대하다 보면 반드시 마음 문을 열게 된다. 우리는 마켓 앞에서 노방전도를 하진 않지만 새로 누가 이민 왔다고 하면 찾아 가서 “뭐 필요한 것은 없는지”, “자녀들은 잘 크는지”를 물으며 그들의 필요와 어려움을 듣고 도와 주려 한다. 그 사랑에 감동해서 가정교회에 출석하다 보면 결국 주일예배로까지 인도된다.

- 목사님께서 가정교회 목자들에게 어떻게 지시를 내리며 목자들의 정규 모임은 어떤 형식인지.

가정교회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가정교회란 용어를 쓰는 것이 가정교회를 이해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안 쓰는 게 좋겠다. 가정교회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가정교회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마치 겨자씨에서 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가정교회는 영적인 다이내믹이다. 조직이나 시스템,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자연스런 현상이다. 가정교회의 기초는 섬김이다. 섬김을 통해 사랑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초신자가 제일 위에 있다. 그 밑에 목자, 목녀들이 있고 내가 제일 밑에 있다. 이런 말을 하면 “그건 말이 그런 거고 조직에서 목사님이 제일 위잖아요”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 예를 들면, 목자들은 목원들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고 목사는 목자를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 목사는 목자들이 목회함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목회가 잘 되도록 돕는 존재다. 내 도움을 받아 목장 목회를 잘 하게 되면 목사가 빛이 나나, 목자가 빛이 나나? 목자가 잘 되는 것이다.

목장의 정규 모임이란 건 없다. 자연스럽게 모이고 싶어 지고 모이게 된다. 초대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인격적으로 감동받거나 프로그램에 의해 목숨을 버리고 순교했을까? 아니다. 천국을 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가정교회도 마찬가지다. 이 천국을 살아 보지 않고 일주일에 몇번 모이게 정해져 있느냐고 묻는 것은 적절한 질문이 아니다.

-목자 목녀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

목자 목녀가 되는 자격은 간단하다. 예수를 믿을 것, 그리고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것. 그렇다면 누구라도 목자가 될 수 있다. 과거에 진정한 섬김이 아니라 ‘오기’를 갖고 한번 섬겨 본다는 사람이 있어서 시켜 봤다. 모든 목원들이 다 나가 버렸고 그 목자는 결국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시인하게 되고 다시 진정한 섬김의 태도로 목회하게 됐다. 지금 그 목장이 아주 잘 된다. 목자 훈련은 보고 배우고 경험하며 이뤄진다. 목자는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우리는 앉아서 보고 듣는 것으로 변화되지 않는다. 직접 겪어 봐야 한다. 직접 섬김을 받아 보고 섬겨 보면서 목자의 삶이 무엇인지 배우고 실천하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 온다. 우리 교회는 성경공부가 없다. 담임목사가 목자 목녀를 훈련시키지도 않는다. 다만 일년에 한두번 개인상담을 하면서 목회는 잘 되는지, 더 필요한 도움은 없는지를 내가 확인하고 도와 준다. 또 나는 그들이 간증하고 기도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그것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 때문에 아주 바쁘다. 교회란 것은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외 선교는 어떻게 하시는지.

우리는 한 목장이 한 선교지를 섬기게 되어 있다. 담임목사는 선교지의 상황을 모를지라도 목원들은 선교사의 자녀의 이름까지 외우고 그들의 최근 소식까지 줄줄 꿰고 있다. 그렇게 선교지와 가깝게 소통하며 선교후원을 하고 기도후원을 한다. 선교사가 미국을 방문하면 그 목원들이 한 가족처럼 나와서 같이 관광도 하고 대접도 한다. 장기적인 꿈은 모든 목장에서 자신이 섬기는 선교지로 선교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교회 차원에서는 선교단체나 선교기관 등 대규모 단체들을 후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