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퍼빌 지역 인근에 위치한 장자교회에 신경섭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했다. 1995년 PCUSA 중서부 한미노회의 교회개척 사역(New Church Development)에 의해 설립돼 건강하게 성장하다 각종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던 교회다. 현재 아직 개척교회로 분류될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풀타임 담임목회자를 청빙하며 새로운 도약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신 목사를 만나 그의 사역 비전을 들어 본다.

신 목사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에서 MBA를 마쳤다. 삼성그룹에서 10년간(인사 교육업무), 평택대(구 Pierson신학교) 교직원으로 4년간 일한 후 고등학교 시절 받았던 소명을 위해 미국 맥코믹신학교로 유학와 M.Div. 학위를 받고 목사가 됐다. 한사랑장로교회 중고등부 교육전도사, 교육담당 목사, 엠마오교회 협동목사를 거쳤으며 시카고치유목회상담원 디렉터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섬기고 있다.

-장자교회에도 어려움이 있었지요?

1995년 개척돼 건강한 모범적 교회로 성장해 왔습니다. 초대 담임이던 최학휴 목사님께서 8년간 헌신적으로 목회하신 후 한국 광주 양림교회로 청빙받아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목사님도 열심으로 목회하셨지만 육체적 질병으로 인해 사임하시게 됐습니다. 그런 어려움으로 인해 교회의 지속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어려움을 겪은 교인들 안에는 깊은 상처가 있게 마련인데요. 어떻게 회복하려 하십니까?

제가 담임을 맡게 된 후, 의욕적으로 심방도 하고 싶고 저희 집도 개방해서 성도들과 가까워지고 싶었는데 아직 “이 분이 우리 목사님이다”라는 마음이 성도들에게 쉽게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예배의 회복에 가장 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교회에 부임하며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말씀은 “성전 재건 Rebuilding the Temple”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잘 성장해 오던 교회였는데 잠시 주춤한 것을 성전 재건이란 비전으로 다시 일으켜 보려 합니다. 성전 재건을 위해서는 말씀을 전하는 에스라처럼, 행정적 면에서는 느헤미야나 스룹바벨처럼, 예언자적인 면에서 스가랴나 학개와 같은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스가랴 4장 6절 말씀처럼 사람의 힘이나 능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영”으로만 가능한 줄 믿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 있고 계획이 있지만 지금은 말씀과 기도, 찬양, 교제, 전도를 기초로 해 예배를 회복시켜 가는 것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동안 치유목회상담원 사역을 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시작으로 치유하는 훈련을 받아 왔기에 장자교회에서도 성도들의 마음의 상처를 씻기 위해 듣는 일을 하려 합니다.

아픔이 아픔으로만 머물면 안되지 않습니까? 교회와 성도들이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제시하는 부흥회와 각종 사역도 5월 경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어려움을 겪은 교회에서 다음 목회자로 사역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담임목사이시고 저는 부목사이기에 하나님이 하라 하시는대로 하면 됩니다. 제가 하려고 하면 무리가 따르겠지만 하나님이 시키는 일을 하면 제가 힘들고 안 힘들고가 없겠지요.

-성도들은 새 담임목사가 오면 큰 기대를 걸지 않습니까?

보통 짧은 기간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목회자들은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우리는 그동안 영적 부흥과 양적 성장 중 성장을 택했습니다. 마치 반석 위에 세운 집이냐 모래 위에 세운 집이냐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부터 하나님 앞에 목회자로서 교회의 영적 성숙에 대한 성실한 자세를 가졌는지 반성해 보고 있습니다.

저는 양적 성장에 관심이 없습니다. 교회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성도의 수는 분명히 있지만 저의 목회의 목적은 숫자가 아니라 교회의 건강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성도들도 양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겠지만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이뤄지면 이런 부분도 동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원로목사님들을 많이 찾아 뵙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본인들께서 양적 성장을 목표로 목회를 해 봤는데 그게 목회가 아니다라고 고백하십니다. 평생을 목회에 바치신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무슨 다른 말을 하겠습니까?

성경에서 7을 완전수라고 하고 7년이 지나야 정말 자신이 원하는 목회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여러 사역 계획을 준비했고 펼치겠지만 그것에 앞서서 오래 기다리며 성도들을 끊임없이 돌보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장자교회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저는 목회지를 찾으며 두가지를 기도했습니다. 첫번째는 2세 사역을 잘 할 수 있는 교회, 두번째는 어려움을 겪는 교회로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민목회의 중요한 목표가 차세대 사역이라 믿었고 또 어려움을 겪는 교회로 보내 주시면 그 교회를 안정시키고 교회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장자교회는 6명의 EM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는 초기부터 1세와 2세가 함께 드리는 예배를 추구했고 현재도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2세들이 예배 식순에 많이 참여합니다. 한국어 설교도 7-80% 이상을 알아들을 정도입니다. 찬양팀, 성가대에도 2세들이 있습니다. 지금 장자교회의 목회적 상황은 2세들이 이미 사역의 주체라는 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20대 2세들이 주일예배 대표기도에 서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지금은 그 모습이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2세 사역자를 세워서 2세들이 교회에서 더욱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저와 그 2세 사역자가 파트너로서 팀 목회를 하는 목회를 계획 중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우리 교회도 2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미국 내 다민족을 아우르는 다민족교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 저는 교회가 마땅히 커뮤니티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참여해 온 치유목회상담원이나 CCFM(새롭게되는가정모임)도 교회가 커뮤니티의 치유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먼저는 제가 목회하는 교회가 안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어서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봉사하길 원합니다.

가정사역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교회에 왜 그렇게 갈등이 많을까요? 이민자로 미국에 살아가며 삶 자체가 힘든데 거기에 더해 가정까지 깨어져 있으면 그 상처가 너무나 큽니다. 사회와 가정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욕구를 교회로 가져 와서 풀기 때문에 교회에 갈등이 생깁니다. 가정이 치유되면 교회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또 신학이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며 다양한 성령 체험을 하는데 이것이 신학적으로 정립되지 않으면 방향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신도들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신학강좌를 1년에 한번씩 개설해 평신도들의 신앙 성숙을 돕고자 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목회자 중심의 사역이 되지 않도록 평신도들이 티칭하고 사역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로 성장 하도록 지향할 것입니다.

-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