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에 온갖 정보가 가득 차 얼굴을 찡그린채 얼어 붙은 모습이 뉴스위크지 표지에 “Brain freeze- I can’t think”라는 제목으로 실렸다(02/27/2011). 무언가 선택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 이것저것 정보가 필요한데 요즘은 관련 정보가 너무 넘쳐나 힘들어 하는 모습을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다. 오죽 했으면 2009년판 Oxford 사전에 ‘Information Fatigue(정보 피로)’라는 용어가 새로 추가되었을까!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일에 대한 뉴스, 혹 의견이 쉴새 없이 전달된다. 스마트폰에 정말 수많은 응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정보를 유용하게 활용한다.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앞서 간다는 말에서 보듯 사실 정보가 많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뇌 용량이 한계가 있어 합리적으로 분석해서 결정했다는 것이 지나고 보면 오히려 후회스러운 결과를 낳기도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을 결정할 때 회사의 규모, 장래성, 연봉 등을 이모저모 고려한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크기, 위치, 렌트 비용, 주인은 어떤지 등등을 따진다. 관련 정보를 분석해서 정한 결과, 객관적으로 잘 선택한 것임에도 오히려 만족도가 낮아지기도 한다.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까닭이다. 또, 즉각적인 결정을 선호하기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작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많은 정보 중 가장 최근의 정보를 우선 고려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잘 훈련된 경우, 직관적인 결정이 더 나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의식적인 분석보다 무의식적인 접근이 더 창의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정보에 파묻혀 끙끙 궁리하는 것보다는 샤워할 때 생각이 단순해지고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정보에 짓눌리는 모습을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이메일, 텍스트와 같은 정보는 일괄적으로 처리하라고 한다. 또, 우선 순위를 정하고 추가적인 정보들은 무시하는 것이다. Maximizer보다는 Sufficer가 되라는 것이다. Sufficer들은 정보를 찾지만 충분한 선에서 멈춘다. 반면, Maximizer들은 정보 찾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다 보니 멈추지를 않는다. 그래서 아예, 스마트 폰을 꺼버리라고까지 말한다.

올해 사순절 기간을 지내며 1978년에 처음 나온 Richard J. Foster의 스테디셀러 ‘영적 훈련과 성장(Celebration of Discipline : The Path to Spiritual Growth)’을 다시 펴보았다. 묵상, 기도, 금식, 홀로 있기, 섬김 등 여러 항목 중 ‘단순성’의 훈련이 나온다.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책을 쓴다면 우리는 정보 홍수로부터의 단순한 훈련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 금식이라고 해서 대표적으로 컴퓨터 인터넷 사용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유용한 정보를 찾아 잘 활용하는 시대를 지나 복잡하게 많은 정보가 나를 짓눌러 I can’t think를 외치는 시대를 산다. 사순절 기간만이라도 미디어를 통한 정보를 잠시 뒤로 하고 예수님의 고난을 더 많이 묵상하는 단순한 생활을 기대한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3)

신경섭 목사 847-923-5164 mcc369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