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호는 어디로 갈까. 감리교는 지난 2년 가까이 김국도-고수철 목사가 서로 감독회장임을 주장하며 대립, 특히 본부 쟁탈전을 벌이며 수 차례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었다. 이 과정에서 용역도 동원됐고 경찰도 출동했다. 그리고 이제 또다시 그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염려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측 재선거에서 강흥복 목사(상계감리교회)가 당선되면서, 감리교가 6.3 천안총회측 감독회장 당선자인 김국도 목사와 함께 또다시 ‘두 감독회장’간의 대립을 연출하게 됐다.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가, 이번에는 김국도-강흥복 목사간의 대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초 연회 감독들이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시내 모처에 비밀리에 모였으나 수많은 인파들에 둘러싸여 원만한 회의 진행에 어려움을 겪던 모습

현재로선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이 지지하고 있는 본부측 선거에서 당선된 강흥복 목사가 여러 모로 유리한 상황이다. 본부측은 지난 6월 10일 이규학 감독이 감독회장 직무대행 직무정지 가처분을 받으면서 그간 내세워왔던 법적 정당성마저 위협받았으나, 7월 5일 역시 법원에서 이 감독이 임시 감독회장에 임명되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게다가 본부측은 대표자 등기와 인감, 본부 열쇠 등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부담도 안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총회를 거치지 않은 선거였다는 점과, 선거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우편투표를 진행했다는 점이 법적 근거도 전례도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반면 6.3 천안총회측은 ‘사회법’에 휘둘리지 않고 ‘교리와장정’에 입각한 교단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감독회장 재선거 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가 각하 및 기각까지 당하면서 충격이 커졌다. 명분도 법적 정당성도 크게 훼손된 셈이다.

그러나 어찌 됐든 현재로서는 강흥복 목사와 김국도 목사 어느 쪽도 물러설 뜻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양측은 김국도 목사측과 고수철 목사측으로 나뉘어 대립해왔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각각 감독회장임을 주장하며 세력을 규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연회감독 선거이다. 감리교 감독회장의 임기는 4년인 데 비해 연회감독의 임기는 2년이다. 때문에 감독회장 선거와 연회감독 선거를 진행했던 2008년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연회감독 선거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감독회장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고 양측이 갈라져 갈등하고 있는 만큼, 연회감독 선거에도 큰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규학 임시 감독회장은 최근 공지를 통해 “7.13 재선거 완료 후 즉시 제29회 연회감독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조직하여 선거를 실시하겠다”며 “이것은 연회감독을 둘러싼 예견된 혼란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출마 예정자들을 합법적으로 보호하고, 평신도단체의 청원 등 선거권자 및 피선거권자 다수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6.3 천안총회측은 최근 본부측에 연회감독 선거를 공동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6.3 천안총회측이 독자적으로 연회감독 선거를 진행하는 강수를 둔다면 감독회장 사태는 각 연회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향후 양측이 지지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김국도 목사측은 2년 전 후보자격의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44% 가량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고, 총회를 소집해 과반수 참석으로 성사시켰을만큼 인원 동원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본부측은 그간 개혁총회를 개최하자는 여론이 많았음에도 지금까지 총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지세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떤 식으로 이 부분을 극복해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본부측 재선거에도 불구하고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가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으로써, 일선 교회들의 행정적 어려움과 혼란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